지난해 스타벅스를 비롯한 주요 프랜차이즈(직영 포함) 커피전문점의 폐업률이 1%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형 프랜차이즈는 테이크아웃만 하게 하는 조치가 실시됐지만 오히려 방역 규제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이다.
반면 주요 프랜차이즈에 속해있지 않은 이른바 '동네 카페'는 폐업률이 13%에 달했다. 특히 고정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소형 카페는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았다. 안그래도 폐업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카페의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있다.
3일 한경닷컴 뉴스랩이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커피전문점의 폐업률(폐업 매장 수/총 매장 수)은 11.6%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감소했다. 언뜻 보면 커피전문점 사정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업체별로 살펴보니 희비가 엇갈린다.
지난해 대표 프랜차이즈 중 폐업률이 가장 낮았던 곳은 메가커피였다. 메가커피의 폐업률은 0.7%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감소했다. 986개 매장 중 7곳만 문을 닫았다.
그 뒤는 스타벅스였다. 폐업률이 1.3%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빽다방(1.3%), 투썸플레이스(1.7%)도 폐업률 1%대를 기록했다. 이어 이디야(2.1%), 할리스(5.7%), 탐앤탐스·파스쿠찌(각 6.9%), 폴 바셋(8.7%), 요거프레소(10.8%) 순이었다.
폐업률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커피빈이다. 커피빈의 폐업률은 43.8%로 전년 대비 29.6%포인트 올랐다. 전체 매장 130곳 중 무려 57곳이 문을 닫았다. 반면 개업은 5곳에 그쳤다.
주요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나머지 '기타'에 해당하는 동네 카페 폐업률은 12.8%로 평균(11.6%)을 웃돌았다. 비중으로 따지면, 주요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기타'의 폐업률 비중은 94.1%에 달했다. 전년(94.2%)과 비교하면 0.1%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나 2018년(92.5%)와 비교하면 폐업률이 오름세 추이인 것으로 파악된다.
시도별 폐업 비중은 서울(22.8%), 경기(24.2%), 인천(5.6%)로 수도권만 합쳐 50%를 넘는다. 수도권 집계는 전년 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실시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에 따라 수도권 카페 피해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소상공인들은 소상공인연합회 실태조사에서 경영상 어려움으로 △상권 쇠퇴(45.1%) △경쟁 심화(43.3%) △원재료비(30.2%) △최저임금(18.0%) △임대료(16.2%) 등을 꼽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결국 못버티고 문을 닫는 곳이 급증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대규모 프랜차이즈들은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등을 통한 효율적 비용 관리가 가능했던 데다 다양한 혁신으로 충격을 흡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스타벅스가 세계 최초로 스마트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선보여 혼잡 시간대 대기 시간을 줄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유동인구가 줄었지만 집콕 족을 중심으로 커피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다양한 메뉴와 저렴한 가격, 탄탄한 배달망을 갖춘 메가커피 등 대규모 프랜차이즈 들에게는 기회가 됐다는 분석이다.
최성일 한국커피로스터연합 회장은 "프랜차이즈냐 비프랜차이즈냐, 테이크아웃·배달업이 가능했냐 등 요인에 따라 점포마다 피해 규모가 다른 만큼 타격이 심했던 업체를 중심으로 선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토연구원은 정부의 여러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상권 피해가 악화되고 있다면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의견을 수렴하여 부담이 크다고 느끼는 고정비용(임대료·인건비 등), 특히 임대료 기준의 실질적인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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