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중계본동 30의 3 일대 18만6965㎡에서 '백사마을 재개발정비사업' 시행 계획을 인가·고시한다고 4일 밝혔다. 예정대로 2025년 상반기 완공되면 백사마을은 공동주택 1953가구, 공공임대주택 484가구 등 총 2437가구 규모로 거듭난다. 현재 총 597가구 중 66%인 394가구가 이주한 상태다.
시는 공공임대주택이 들어가는 4832㎡ 부지는 주거지 보전사업 형식으로 진행해 기존 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줄이고 기존 골목·계단길·마을 지형 등을 일부 보존하기로 했다. 역사를 기록하는 마을전시관도 만든다. 나머지 14만6133㎡ 부지에는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평균 12층 이하, 최고 20층 아파트 단지를 짓는다.
시는 건축 디자인 차별화 차원에서 전체 부지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고 총 28개 영역으로 나눠 건축가 15명을 배치,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건축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주민 공동이용시설은 개방하도록 하고 단지 경계부 차단 시설물 설치를 금지하는 등 '소셜 믹스'(아파트 단지 내 일반분양 아파트와 공공임대 아파트를 함께 조성하는 것)를 위한 조건도 달았다.
백사마을은 1967년 도심 개발 과정에서 청계천·영등포 등에 살던 철거민들이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1980년대 이후 다른 정착지들은 아파트 단지로 변했으나 백사마을은 1971년부터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었다.
2008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고 이듬해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사업 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성이 낮다며 2016년 사업을 포기했다. 2017년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시행자로 나섰으나 저층 위주 아파트 설계안이 선정되면서 평균 16층 이상을 원하는 주민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더 지연됐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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