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中 물류 폭증에 MBK·CJ·SK ‘함박웃음’

입력 2021-03-04 09:34  

≪이 기사는 03월03일(04: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내 물류회사에 투자했던 국내 대기업·PEF들이 연이어 ‘대박 회수’에 성공했다. 코로나집단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현지 이커머스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물류 수요량도 덩달아 폭증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보유중인 중국 내 1위 항공물류 회사 에이펙스로지스틱스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연간 내부수익률(IRR) 기준으로 약 37%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3호펀드 전체 수익률(31.4%·2019년 말 기준)을 뛰어넘는다. 통상 PEF의 성공보수를 좌우하는 IRR 기준이 연 8%인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3호펀드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두 차례 투자로 총 1900억원을 투입해 회사 지분 64%를 보유했다. 이후 올해 초 글로벌 물류사 퀴네앤드나겔 그룹에 약 1조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총 투입 대금 대비 4~5배 가량 투자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MBK파트너스 내 중국 본부가 딜 소싱에서 협상, 거래 마무리 등을 총괄했다.



곧이어 CJ대한통운도 CJ로킨의 지분 전량(73.1%)을 현지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운틴베스트파트너스에 약 7338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CJ대한통운은 국민연금과 코파펀드(공동투자펀드)를 조성해 CJ로킨(당시 룽칭물류)를 약 4550억원에 인수하면서 중국 현지 물류 시장에 발을 들였다. CJ로킨은 현지 물류체인 부문 중에서도 특히 냉동·냉장(콜드체인)부문에 특화된 회사로 꼽힌다. 현지에서 신선식품 배송 등 이커머스 시장 확대 수혜를 고스란히 누렸을 뿐 아니라, 백신 유통 채널로도 거론되면서 인수전이 흥행을 보였다.

SK(주)가 상장전지분투자(Pre-IPO)로 투자한 ESR도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SK(주)는 2017년과 2018년 총 4900억원을 투자해 ESR 지분 11%를 확보했다. 지난해 회사 상장 이후인 한 차례 지분 일부(4.6%)를 처분해 투자원금(4800억원)을 고스란히 확보했다. 회사 시가총액이 11조2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보유한 잔여 지분 가치만 7100억원에 달한다. ESR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PEF 운용사 워버스핀커스도 외신 등을 통해 성공적인 중국 투자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최근 중국 내 이커머스 시장 확대, 코로나 19 여파 등으로 화물수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기업들의 투자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중국은 규모 측면에서 전 세계 이커머스분야 1위에 올라있지만, 올해부터 전체 소비 중 절반(52%)이상을 이커머스를 통해 거래하는 최초의 국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가 될 것이란 청사진도 나온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올해까지 중국 현지 물류기업 M&A 규모는 약 55억달러(6조원)로 역대 1분기 중 가장 활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기업 뿐 아니라 물류창고·부동산 등에 투자한 운용사들도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은 에이펙스로지스틱스 매각 직후 “규모 뿐만 아니라 성장성을 봤을 때, 사모투자 시장으로서 중국의 중요성과 매력도는 더욱 더 증가되고 있다”며 “MBK 파트너스의 일련의 투자 및 회수 활동은 중국 시장에 대한 우리의 기대감과 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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