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국내 최대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를 인수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잡코리아를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PEF) H&Q는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를 통해 잡코리아를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너티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H&Q가 보유한 지분 100%다. 거래 금액은 약 8000억원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잡코리아 인수전은 다수의 국내외 PEF이 참여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주 진행된 본입찰에는 어피너티 외에도 CVC캐피탈, TPG, MBK파트너스 등 대형 PEF들이 참여해 흥행을 달궜다. 이들 중 어피너티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은 물론 비가격적 요소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최종적으로 잡코리아를 거머쥐었다. H&Q는 내주 중 어피너티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 채용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잡코리아가 국내 1위 채용 플랫폼인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채용 플랫폼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연평균 20%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잡코리아는 4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위 업체인 사람인보다 점유율이 두 배 이상 높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성장을 하며 위기 속에서도 건재함을 보여줬다. 잡코리아는 2019년 매출 1000억원을 처음 돌파했다. 잡코리아의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19년 5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오히려 10% 이상 늘었다. 특히 잡코리아 내 파트타임 채용 플랫폼인 알바몬이 알짜 매물로 평가된다. 알바몬 매출은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하면서 지난해 풀타임 채용정보 사이트 ‘잡코리아’ 매출을 추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가 향후 호주 채용 플랫폼 SEEK과의 협업 방식도 주목된다. 1997년 설립된 SEEK은 호주 멜버른에 본사를 둔 온라인 기반 구인구직 플랫폼으로, 호주 내 1위 취업 플랫폼이다. SEEK은 이번 잡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본입찰에는 불참했다. 대신 어피너티와 향후 협업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 입장에선 SEEK의 채용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향후 동남아 등 해외 진출을 하는 등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Q는 인수 8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H&Q는 2013년 말 몬스터월드와이드로부터 잡코리아 지분 49.9%를 약 95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잔여 지분 50.1%를 약 1100억원을 들여 추가 매입했다. 이번 매각으로 투자 원금 대비 4배가 넘는 투자 차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H&Q는 지난해 5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해 올해 활발한 투자를 예고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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