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는 영원의 술이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가치를 지닌다. 위스키 마니아들은 당장 마시지 않아도 평생 간직하고 싶은 술로 위스키의 가치를 따진다. 스코틀랜드 위스키 장인들은 대를 이어 오크통을 관리한다. 매일 맛과 향, 원액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평생 여행 한번 떠나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미각을 위해 평소 술과 담배, 커피도 멀리한다.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위스키 회사들은 장인이 만들어낸 최고급 한정판,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시리즈 등을 내놓으며 전 세계 위스키 마니아들을 유혹한다.
발베니는 지난해 전 세계 110병 한정 생산하는 50년산 두 번째 시리즈 ‘메리지 0197’을 내놨다. 발베니 수석 몰트 마스터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직접 최고의 원액을 선정하고 최적의 비율로 배합했다. 국내에는 단 한 병만 6000만원에 출시됐다. 지난 1월에는 같은 마스터의 59년 경력을 집대성한 ‘발베니 DSC컴펜디엄’의 마지막 컬렉션인 ‘마스터의 인내’를 선보였다. 국내에는 1억5000만원에 출시돼 바로 팔렸다.
사슴뿔 로고로 잘 알려진 싱글몰트 ‘글렌피딕’은 위스키 원액을 맥주 인디아페일에일(IPA)을 숙성시킨 오크통에 담아 숙성시킨 ‘글렌피딕 IPA엑스페리먼트’, 럼 오크통에서 마무리 과정을 마친 ‘글렌피딕 파이어 앤 케인’ 등 실험적인 위스키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 1000병씩 한정 수입됐다.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은 40년, 50년, 60년, 71년, 74년, 78년산 6종의 ‘레드 컬렉션’(사진)을 작년 말 한정판으로 내놨다. 맥캘란 역사상 첫 여성 위스키 메이커인 커스틴 캠벨이 양조를 완성했다. 이 시리즈의 유일한 세트 구성은 소더비 경매에서 아시아의 익명 수집가에게 97만5000달러(약 10억6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예술, 콘텐츠와 결합한 특별한 위스키도 출시 때마다 화제를 모은다. ‘조니 워커’는 HBO와 손잡고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에디션을 차례로 선보였다. 드라마 속 가문의 이름과 이미지를 각 위스키 증류소와 연결해 한정 판매해 소장가치를 높였다.
이런 ‘귀한’ 위스키들은 홍콩 소더비, 영국 본햄스, 뉴욕 크리스티 등 경매 시장에 수시로 등장한다. 통상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이상에 거래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올라 재테크용으로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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