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층이 다른 팔색조 매력…카멜레ZONE

입력 2021-03-04 17:10   수정 2021-03-05 01:57


마포구 상수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길 상권 중 하나다. 홍대 상권에서 파생된 상수동은 대기업 브랜드 매장이나 클럽 등 유흥가로 가득 찬 홍대와는 다른 젊은 감각의 트렌디한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다.

토털 홈스타일링 브랜드업체 데코뷰는 이런 상수동의 특징이 자사의 브랜드 특성과 비슷하다고 봤다. 그래서 지난해 1월 상수동의 문화적 유전자를 이어받은 랜드마크가 되길 바라며 사옥과 쇼룸 용도의 건물을 지었다. 이 건물은 ‘2020년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았다.
트렌드 선도하는 ‘카멜레존’
지하철 6호선 상수역에서 한강변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데코뷰 상수는 지하 3층,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이다. 연면적 1620㎡에 집꾸미기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살펴볼 수 있는 리빙편집숍과 업무공간이 있다.

건물의 명칭은 ‘카멜레존(chamele zone)’이다. 카멜레온(chameleon)과 존(zone)의 합성어다. 수시로 바뀌는 시장과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트렌드를 발 빠르게 선도한다는 데코뷰 브랜드의 철학을 담았다. 데코뷰 관계자는 “시대적 흐름과 고객 니즈에 따라 개발하는 데코뷰의 제품은 마치 생물과 같다”며 “환경에 변화무쌍하게 적응하는 카멜레온처럼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는 공간을 구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카멜레존은 이름만큼 설계 과정에서 변화무쌍했다. 감각적인 디자인을 토대로한 데코뷰는 성장세가 폭발적이었다. 카멜레존의 설계를 맡은 건축동인 건축사사무소 측은 “계속해서 늘어난 직원들 때문에 설계 도중 인접 부지를 추가로 매입했고, 준공쯤에는 사무공간을 확장해야 했다”고 했다.
햇살이 외부와 내부를 연결
건물 외관부터 눈길을 끈다. 한쪽 벽면을 채운 블록 사이로 햇살이 비치면 내부와 외부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빛이 자유롭게 투과되며 내부에서는 몽환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일 듯 말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외장재로 사용한 C블록은 카멜레존을 위해 새롭게 색감을 만들어 구워낸 건축 자재다. 홈인테리어가 주는 따스함을 담고 싶어 벽돌을 선택했다. 좁은 공간이지만 조경에도 신경 썼다. 건물 앞뒤로 조경을 아기자기하게 배치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더했다. 이 느낌을 쇼룸 안으로 들이기 위해 매장 내부에 창을 만들고 조명 뒤편으로 식물을 배치했다.
층마다 다른 스타일링
카멜레존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각 층의 스타일링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건물의 바닥 높이를 반 층씩 다르게 설계하는 스킵 플로어(skip floor) 구조로 설계됐다. 각 층의 다른 콘셉트를 한눈에 보고 소비자가 호기심을 가지기를 기대하며 의도했다. 건물은 유럽의 집과 정원 스타일을 반영했다. 유럽 정원 느낌을 전달할 수 있도록 아치(arch) 구조물들이 전 층의 다양한 공간과 어우러져 있다. 벽면은 국내에서 이례적인 아트 페인팅(art painting)으로 빈티지한 감성을 표현했다.

건물 내부로 들어오면 화려한 샹들리에가 시선을 잡는다. 특히 샹들리에의 형태, 크기, 시선이 마주하도록 내려오는 비즈의 위치, 햇빛과 조명의 반사와 조화 등 디테일의 설계를 고심했다. 대형 샹들리에는 집으로 따지면 공간의 중심인 거실이다. 거실을 지나 반 층 올라가면 주방 공간이 펼쳐지고 또 반 층 올라가면 침실 공간이 나타난다. 보이드에서 내려다보는 지하는 테라스 느낌을 연출한다. 집을 연상하며 공간별 포인트가 연결되도록 기획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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