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일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최종후보로 선출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승부는 더욱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는 평가다. 두 후보 모두 정치권 안팎에서 ‘중도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단일화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양측은 최근 불거진 ‘기호 2번이냐 4번이냐’의 기호 논쟁부터 여론조사 방법과 시점·토론 횟수와 방식 등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오 후보 선출에는 100% 시민 여론조사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일반 시민 지지도에서는 오 후보가, 당원 지지도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실제 지난 1차 예선투표에서 당원 투표에서는 나 후보가 앞섰지만, 시민 투표에서는 오 후보가 앞섰다. 이는 오 후보가 중도성향 지지자들 사이에서의 지지율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 후보 역시 경선 내내 스스로 중도를 표방해온만큼 앞으로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안 대표와 ‘중도 표심’을 두고 거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단일화 룰을 결정할 양측의 협상 역시 난항을 거듭할거란 예측이 나온다. 양측 모두 작은 경선룰 차이 하나에도 결과가 갈릴 거라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 문구에 들어갈 단어 하나부터 ‘몇 명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조사 방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놓고 거센 ‘샅바싸움’을 벌일거란 의미다.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기호 논쟁이나 토론의 방식과 횟수 등도 합의가 쉽지않은 난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 후보는 "어떻게 되든 반드시 본선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방향의 단일화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10% 가산점을 받고도 결국 100% 시민 여론조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경선동안 보수 색채를 강조했던만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의미다. 나 전 의원은 “승복한다”며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0% 이상을 득표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둔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 역시 결과에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조 후보는 “오 후보가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했고, 오신환 후보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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