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원죄론' 씻을 기회 온 吳…安과 단일화 '박빙승부'

입력 2021-03-04 17:23   수정 2021-03-05 00:59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작업에 나설 국민의힘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두 후보 모두 정치권 안팎에서 ‘중도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중도 표심을 놓고 단일화 경쟁이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측은 최근 불거진 ‘기호 2번이냐 4번이냐’ 논쟁부터 시작해 여론조사 방법과 시점, 토론 횟수와 방식 등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오 후보는 4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뒤 “어떻게 되든 반드시 본선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방향의 단일화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 후보 선출에는 100% 시민 여론조사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일반 시민 지지도에서는 오 후보가, 당원 지지도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실제 지난 1차 예선에서 당원 투표에서는 나 후보가 앞섰지만 시민 투표에서는 오 후보가 앞섰다. 오 후보가 중도 성향 지지자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나 전 의원은 10% 여성가산점을 받고도 오 후보를 이기지 못했다. 경선 기간 보수 색채를 강조했던 만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의미다. 나 전 의원은 “승복한다”며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0% 이상을 득표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둔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 역시 결과에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조 구청장은 “오 후보가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했고, 오 전 의원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역시 중도 성향인 안 후보와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경선 룰의 작은 유불리에 따라 단일화 승부가 결론 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은 여론조사 문구에 들어갈 단어 하나부터 ‘몇 명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조사 방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놓고 거센 ‘샅바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기한 기호 논쟁과 토론 방식 및 횟수 등도 합의가 쉽지 않은 난제가 될 전망이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조만간 만남을 통해 건설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서는 이변 없이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선출됐다. 경선 내내 지지율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던 박 후보는 54.4%라는 절반이 넘는 득표로 나머지 후보들을 따돌렸다. 경선 내내 경쟁 후보들로부터 ‘도덕성 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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