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직접 통치' 위해 선거제도 개편 강행

입력 2021-03-05 17:39   수정 2021-03-06 00:33

중국이 홍콩과의 관계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하며 국제사회에 선을 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중국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의 선거제 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홍콩·마카오에 대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충실히 지켜갈 것”이라며 “외부 세력이 홍콩·마카오 문제에 간섭하는 것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인대는 이번 회기에서 ‘홍콩 특별행정구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의 선거에서 현재 민주파가 주도하고 있는 구의원 몫을 아예 없애고, 입법회(의회)에서도 선출직 비중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홍콩 매체들은 보고 있다.

5년 임기의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캐리 람 현 행정장관은 2017년 당선됐다. 행정장관 선거는 간선제로 1200명의 선거인단이 투표한다. 이 선거인단은 직능별 선거위원회에서 선출한 선거인, 입법회 의원, 구의회 의원 등으로 구성된다.

직능별 선거위원회 의원은 친중파가 장악하고 있다. 입법회는 지난해 야권 의원들이 모두 사퇴하면서 친중 의원들만 남았다. 선거인단 가운데 구의원 몫은 117명이다. 구의원 선거인단은 승자독식 방식이어서 현 상태라면 80% 이상을 장악한 민주파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홍콩 매체들은 이번 전인대에서 구의원 몫 117석을 없애고 친중 성향 단체가 장악한 직능대표 몫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입법회 의석수는 70석에서 90석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선출직 35석, 직능대표 35석으로 구성된 입법회에서 이를 각각 30석으로 줄여 60명으로 구성하고, 나머지 30명은 행정장관 선거인단 중에서 뽑게 될 것이라는 게 홍콩 명보의 예측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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