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현직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지구 사전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철저한 진상 조사를 주문하고 있다. 전날에도 “신도시 투기 의혹이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인지, 뿌리 깊은 부패 구조에 기인했는지 규명해 발본색원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보고를 받으면서 “전 LH 사장으로서 이 문제에 비상한 인식과 결의를 가지고 임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가에선 전수조사 대상이 청와대 직원들을 넘어 총리실 등 주요 중앙부처 공무원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리감찰단 주도로 당 소속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변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을 국회로 불러 오전 8시20분께부터 30분가량 면담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한 그간의 경위를 보고받고 변 장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변 장관에게) 이 사안의 엄중함을 좀 더 확실히 인식하도록 요구하는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스로가 그 누구보다 먼저 조사받길 자처할 정도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며, 추후라도 그 조직을 두둔하는 듯한 언동을 절대로 해선 안 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전수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하고 정부가 그걸 하겠다고 했으니 우선은 지켜보겠다”면서도 “그에 임하는 국토부와 LH의 자세에 대해 심할 정도로 매섭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변 장관은 “토지를 공적으로 개발하는 공기업 임직원이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음에도 LH 직원들의 토지 매입 이유를 설명함으로써 투기 행위를 두둔한 것처럼 비친 점은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MBC와의 인터뷰에서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해 “신도시 지정을 알고 투자한 건 아닐 것 같다” “보상을 많이 받지 못할 것이다” 등의 발언을 했다.
김형호/김소현 기자 chsa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