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를 창업한 황정 회장(41)은 손꼽히는 자수성가형 젊은 기업가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공장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창업으로 큰 재산을 모았다. 지난 2일 중국 후룬보고서에 따르면 황 회장은 올해 중국 부호 3위에 올랐다. 그보다 순위가 높은 사람은 생수기업 농푸산취안의 중산산 회장과 마화텅 텐센트 최고경영자(CEO)뿐이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는 황 회장에 이어 4위에 자리했다.
황 회장은 중국 저장대에 입학해 컴퓨터를 전공했다. 대학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냈으며 미국 멜턴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돼 세계 각국의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후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에서 컴퓨터학 박사과정을 거친 뒤 2004년 구글에 입사했다. 구글이 모기업 알파벳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해였다.
황 회장은 2007년 전자·가전제품 전문 전자상거래업체 어우쿠를 설립해 키웠고 3년 뒤인 2010년 매각했다. 두 번째로 세운 기업은 외국 브랜드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도록 돕는 중개업체 러치였다. 이 경험 덕에 타오바오, 징둥닷컴 등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업체의 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었다. 황 회장은 웹 기반 게임기업 쉰밍도 창업해 운영했다.
핀둬둬는 공동구매 방식 박리다매 전략을 내세웠다. 채소나 과일, 옷가지 등을 여럿이 모여 구매하는 조건으로 낮은 가격에 물건을 파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직접 공동구매를 제안할 수도 있다. 사고 싶은 물건을 지인에게 공유해 함께 구매할 사람들을 모집해 오면 가격을 대폭 할인해준다. 이 덕분에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사용자가 빠르게 늘었다.
핀둬둬는 설립 2년 만에 회원 2억 명을 확보해 중국 전자상거래 3대 플랫폼으로 뛰어올랐다. 설립 3년 만인 2018년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반사이익도 얻었다. 사람들의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중국 내 온라인 거래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기존엔 핀둬둬를 잘 쓰지 않았던 대도시 젊은 층도 코로나19 타격으로 소득이 줄어들면서 ‘알뜰 소비’에 눈을 돌렸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핀둬둬의 연간 활성이용자 수는 작년 1분기 6억600만 명에서 3분기 7억3100만 명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하루평균 주문은 6500만 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핀둬둬가 새로운 중장기 전략을 내놔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저가 박리다매를 판매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대기업 제품을 따라한 ‘짝퉁’ 제품의 유통을 막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거대 인터넷 기업에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중국 규제당국은 지난 3일 핀둬둬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공동구매 서비스에 대해 시장 교란 혐의로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신화망은 “공동구매 시장이 과열되면서 덤핑 사례가 늘고, 이 때문에 기성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중국인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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