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가 전인화 표 행운의 꽃잎을 불어 날리며 찬란하고 행복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시청률은 32.9%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프로덕션 H, 몬스터유니온) 최종회에서는 온 식구의 행복한 일상이 그려졌다. 먼저, 우정후(정보석)와 우재희(이장우) 부자는 갈등의 역사를 지우고 간지럼을 피울 만큼 편안한 사이로 거듭났고, 정민재(진경)는 “언제나 내 마음 속 사랑은 당신뿐이에요”라는 정후의 진실된 고백을 받아들여 새로운 연애를 시작, 아들 재희와 며느리 이빛채운(진기주) 버금가는 닭살 커플에 등극했다.
한편, 정후의 주도아래 모두가 힘을 합쳐 삼광빌라를 매입, 추억이 서려있는 공간을 지켜냈다. 그리고 그곳엔 웃음꽃이 만개했다. 삼광빌라의 관리인이자 식구들을 사랑으로 품어준 이순정(전인화)은 첫 작품 ‘열여덟 순정’을 발간하며 작가의 꿈을 이뤘고, 빛채운과 재희는 엄마아빠를 꼭 닮은 아이를 낳아 양가 어른들에게 벅찬 기쁨을 선물했다. 결혼에 골인한 이만정(김선영) 또한 만삭인 상태로, 남편 김확세(인교진)와 함께 일과 태교를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마침내 한 자리에 모인 삼광빌라 가족들은 순정 표 행운의 꽃잎을 불어 날리며 이 행복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여기에 “핏줄로 이어지진 않았어도 서로를 따뜻하게 믿어주고 사랑한다면, 이게 바로 진짜 가족이죠. 사랑합니다”라는 순정의 내레이션이 더해져 마지막까지 따뜻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이토록 눈부시게 찬란한 여정을 뒤로하고 ‘오! 삼광빌라!’가 지난 50회에 걸쳐 제시한 독특한 활용법 세 가지를 살펴봤다.
1) ‘뻔하지 않게’ 클리셰 활용법
‘오! 삼광빌라!’ 속에는 출생의 비밀, 설레는 결혼식, 비운의 교통사고 등 익숙한 소재가 다수 등장했지만, 그 ‘클리셰’를 활용하는 방법만큼은 남달랐다. 빛채운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쉴새 없이 휘몰아치며 화끈한 전개를 완성시켰고, 지난 43회에 그려진 빛채운과 재희의 결혼식 또한 ‘결혼식=최종회’라는 공식을 보란 듯이 무너트렸다. 무엇보다 친부녀 빛채운과 필홍에게 닥쳐온 비운의 교통사고로 다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던 암전 엔딩은 독특한 ‘삼광맛 서스펜스’를 선사했다. 이것이 바로 ‘오! 삼광빌라!’가 익숙하지만 뻔하지 않은, 그래서 더 매력적인 주말 드라마로 남은 이유다.
2) ‘비중 있게’ 중년배우 활용법
‘오! 삼광빌라!’는 중년 배우가 가진 매력을 극대화 시키는 ‘캐릭터 플레이’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먼저, 이순정 역의 전인화는 햇살을 머금은 따스한 미소로 주변 인물은 물론 안방극장에까지 행복한 기운을 전달하며 ‘온정의 힘’을 입증했고, 김정원 역의 황신혜는 기적적으로 되찾은 친딸 빛채운과 재혼하면서 키우게 된 딸 장서아(한보름)에게 ‘진짜 엄마’가 돼가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감정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키는데 성공했다. 우정후 역의 정보석은 괴팍한 ‘슈퍼꼰대짠돌이’부터 순한 양 ‘제임스, 그리고 새로 태어난 ‘우정후2’까지, 수많은 부캐를 생산하며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그 과정에서 변화된 시대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훌륭한 행동지침서를 남기기도 했다.
3) ‘아찔하게 혹은 애틋하게’ 2050 러브라인 활용법
‘오! 삼광빌라!’는 아찔하게 혹은 애틋하게 2050 전세대 로맨스를 그려내며 “마음껏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알콩달콩 로맨스로 시청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코뭉커플’ 이장우와 진기주, 미련이 흘러 넘치는 ‘중년멜로코’를 선보인 정보석과 진경, 뜨거운 사랑으로 현실의 벽을 극복한 ‘만세커플’ 김선영과 인교진, 서로를 이용하려다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한보름과 전성우, 그리고 풋풋한 사랑으로 설렘을 자극한 ‘막내커플’ 려운과 김시은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하나의 작품에 오롯이 담아내며 시청자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 매주 주말 안방극장을 온통 ‘사랑 빛’으로 물들였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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