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이사제, 가사노동자 고용개선 등이 실질적 성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선거 승리와 노동존중 실현을 위해 한국노총도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정책협의회에서 노동존중 실천 국회의원단 출범식까지 가졌던 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노동계와 노골적인 상호지원 방침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일자리 참사가 벌어지고 있는 지금, 여당이 노조에 표를 달라며 구애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월 취업자수는 98만2000명 줄어 외환위기 후 최악이었고, 실업자 수도 관련 통계 작성 후 가장 많은 157만 명에 달했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7.2%까지 치솟았고, 500대 기업의 64%(지난해 41.3%)가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 없거나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마당이다. 공공기관 청년 채용도 지난해 20%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와 친노동’을 앞세우는 정부라면 전체 근로자의 12%에 불과한 노조 조합원보다 나머지 대다수 근로자와 미취업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정상이다. 현 정부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소수 조직화된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휘둘리면서 정작 노동시장 약자들이 소외돼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친노동이 아니라 ‘친노조’ 정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정부가 서둘러 내놓은 청년고용 대책도 단기 알바 위주 ‘세금 일자리’의 재판일 뿐이다. 코로나 백신 보급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살아날 조짐이고, 일본 기업의 올해 신입사원 채용은 지난해보다 소폭이나마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고 기업들은 자고나면 생기는 규제로 인해 신규 채용은 꿈도 못 꾸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여당은 기업이 호소하는 규제완화는 철저히 외면한 채 노조가 요구하는 법안 처리에만 골몰하고 있다. 선거 승리 말고 일자리에 과연 관심이 있기나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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