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 아파트가 재건축된 이후 10여 년 만에 서울 송파구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가 8일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데 이어 재건축 조합 설립을 추진하는 단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재건축 기대에 아파트값도 강세다. 전문가들은 “공공재건축 등 정부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2년 실거주 의무까지 더해지면서 송파구 내 민간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종합평가 53.37점으로 D등급을 받았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주거 환경(32.33점), 건축 마감·설비 노후도(44.6점), 구조안전성(74.74점), 비용 분석(0점) 등이다. 재도전 과정에서 조사 표본 단지 등을 대거 교체한 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유상근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재건축추진단장은 “누수, 균열 등 하자가 많은 조립식 공법으로 지어져 겨울철이면 동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꽤 있다”며 “과도하게 용적률을 올리기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밟는 송파구 단지들에 대한 재건축 기대도 커지고 있다.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1356가구)는 지난 2일부터 재건축을 위한 1차 정밀안전진단 절차에 들어갔다. 기간은 오는 6월 29일까지다. 2018년 3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약 3년 만에 재건축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풍납토성 등 문화재로 인해 개발에 제한을 받은 풍납동 노후 아파트도 주목 받고 있다. 풍납동 극동아파트(415가구)와 미성아파트(275가구)는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다.
1981년 지어진 잠실동 잠실우성1~3차는 재건축 조합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오는 27일 열 계획이다. 기존 1842가구를 헐고 2716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방이동 방이한양3차는 지난 3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1985년 준공된 이 단지는 3개 동 252가구 규모다.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3·5호선 환승역인 오금역이 가깝다.
지난해 11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송파동 한양2차(744가구)도 민간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재건축 후 지상 최고 33층, 1600여 가구로 변모할 예정이다. 가락동 가락미륭(435가구) 역시 지난달 16일 송파구청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마쳤다.
재건축 기대가 아파트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114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지난 5일 기준)에 따르면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39%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0.13%)을 세 배가량 웃도는 수치다. 신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방이동 방이한양3차 전용 84㎡는 지난달 1일 16억5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1월 15억원에 거래된 뒤 1억5000만원 뛰었다.
업계에서는 강남3구와 목동 여의도 등 입지가 좋은 단지들은 민간 재건축 추진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의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공공이 주도하는 재건축·재개발 방식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것도 민간 재건축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민간 재건축으로 진행된다면 현금청산을 피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우수한 교통과 학군 등을 갖춘 노른자위 지역을 중심으로 민간 재건축 사업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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