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그룹 분할 발표후 재조명…'지주사 저평가' 해소될까

입력 2021-03-08 17:25   수정 2021-03-09 01:04

지난해 LG그룹 분할 발표 이후 지주회사라는 이유로 저평가돼 있던 LG가 재평가되고 있다. 분할 발표 이후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발 빠르게 재편한 영향이다. 상사 등이 계열분리를 하고 난 후에는 전자·화학·통신 등 주력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는 지난해 11월 26일 분할 발표 이후 17% 올랐다. 주가는 지난 1월 21일 11만55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소폭 조정에 들어섰다. 이날 주가는 0.55% 하락한 9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다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구간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LG는 상사 실리콘웍스 하우시스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 형태로 분할해 LG신설지주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달 2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올 5월 1일자로 LG와 LG신설지주로 재편된다.

올 들어 증권사들은 잇따라 지주사인 LG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은 16만원, NH투자증권은 16만4000원까지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계열 분리 공시 후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신설, LG전자 MC사업본부 매각 발표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을 단행하며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며 “LG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성장에 대한 갈증은 올해부터 예상보다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 아래 비주력 사업을 선제적으로 정리했다. LG전자의 연료전지 사업 청산 및 수처리 사업 매각, LG화학의 액정표시장치(LCD)편광판 사업 매각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 1조8000억원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계열 분리 이후 보유 현금을 활용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당시 LG는 메가 트렌드 관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등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친화 전략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자회사가 상장돼 있어 다른 지주사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2월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는 배당 전략을 발표했다. 다양한 주주 환원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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