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시장 운영회사가 해외 전시장 운영권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킨텍스가 2018년 인도 뉴델리 ‘인디아국제전시컨벤션센터(IICC)’의 20년 운영권을 확보한 게 최초였다. 포스트 차이나 시대의 대표적 생산기지이자 신남방정책 중심인 베트남의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장 진출은 코엑스가 처음이다.
코엑스가 3년간 운영을 맡은 전시장은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실내외 전시장 면적이 1만9614㎡로, 코엑스(3만6007㎡)의 절반을 넘는다. 기존 회의 전용시설인 빈증 전시컨벤션센터(1만2500㎡)와 연계한 확장시설로 2019년부터 건립을 추진해 올 2월 완공됐다.
2019년 베카멕스의 제안으로 전시장 디자인 설계 컨설팅을 맡은 코엑스는 별도 경쟁입찰 없이 운영권을 따냈다. 전시장 운영권이 시장에 나올 때마다 독일과 프랑스, 싱가포르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혈입성’인 셈이다.
코엑스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공들인 베트남 현지화 전략이 이번 운영권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국내 마이스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코엑스는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유통, 교육, 식품, 기계, 에너지, 소비재 관련 7개 전시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15년엔 호찌민에 지사도 설립했다.
빈증성 29개 공단에는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대만, 일본 등의 320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한국 기업은 CJ와 코오롱, 금호타이어, 오뚜기, 오리온 등 800여 개로 전체 입주 기업의 25%를 차지한다. 강호연 코엑스 전무는 “전시회와 상담회 등 전시장에서 열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행사를 통해 대기업과 중견기업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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