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예측이 맞았다. 겨울이 지나고 성장주 중심의 강세장이 서서히 가치주 중심으로 바뀌고, 미국 기술주는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그는 지난해 11월 내다봤다. 코로나19 백신으로 경제활동이 재개하면서 금리가 급등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시기는 예측보다 두 달 정도 빨랐지만 애플과 테슬라의 급락, 국내 대표적인 성장주들의 대폭 조정 등 그의 전망대로 시장은 흘러가고 있다. 증권업계 1세대 퀀트 전문가로 최장기 리서치센터장 기록을 갖고 있는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이야기다.
코스피지수가 9일 장중 2900 초반대까지 밀린 가운데서 조 위원을 다시 찾아갔다. 금리와 향후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물었다.
2분기부터는 성장주들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2분기 중반 이후엔 금리가 횡보하거나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근거를 댔다. OECD 경기선행지수가 떨어지는 영향 때문이다. 경기선행지수는 통화증가율이 중요한데 지난해 3~4월 돈을 풀었던 역기저효과로 올해는 지표가 악화될 전망이다. 경기선행지수가 떨어지는데 금리가 마냥 오를 수 없다는 논리다. 그는 "경기선행지수 영향으로 화학이나 철강 등 최근 강세를 보이는 업종이 주춤하게 될 것"이라며 "2분기부터 가치주는 시장 수익률을 이기기 어려운 환경이다"고 설명했다.
업종은 반도체를 주목했다. 성장성을 갖췄으면서 실적이 받쳐준다는 이유 때문이다. 정보기술(IT)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관련주도 유망하다고 봤다. 자동차주도 안정적인 실적에 전기차 등 성장성을 더해 반등장을 이끌 업종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하빈기부터는 삼성전자가 다시 주목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 큰 폭으로 조정받은 2차전지도 저가매수해야할 시기다"고 강조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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