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기프티콘처럼 주식을 선물할 수 있는 ’온라인 금융상품권‘이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자 증권사들이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보강하거나 이 분야에 새로 뛰어들고 있다.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증권사 계좌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고객 유입과 유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분야 선두주자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작년 3월 국내 최초로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출시했다. 상품권 일련번호를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등록하면 액면가만큼의 금액이 금융상품계좌에 충전되는 식이다. 주식, 채권, 펀드, 발행어음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9일 한국투자증권은 온라인금융상품권 발행 후 약 1년만인 지난달 말까지 약 346만장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액수로는 약 1671억원어치다. 그중 2030세대는 상품권 등록 고객의 70%를 차지했다.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한국투자증권은 판매 권종과 판매처를 다시 늘렸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한정했던 판매처를 이달 8일부터는 11번가, G마켓, 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로 확대했다. 이날 일부 쇼핑몰에서는 상품권이 일시 품절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2018년 말 전체 고객의 37%에 그쳤던 2030세대 비중은 올 2월말 57%로 증가했다”며 “온라인 상품권을 통한 신규 고객 유치 효과가 확인돼 서비스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일주일 간 최대 50만원까지만 상품권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해외주식 상품권인 ‘스탁콘’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다. 1월 4764건에서 2월에는 1만6060건으로 한 달 새 판매량이 4배 급증했다. 스탁콘 구입 고객 역시 30대가 43.2%로 가장 많았고 20대(24.4%), 40대(23.6%)가 뒤를 이었다. 현재 다루고 있는 종목은 테슬라(3만원권) 애플(2만5000원권) 넷플릭스(1만2000원권) 스타벅스(4100원권)뿐이지만 스탁콘 이름에 상관 없이 액면가에 맞춰 소수점 거래가능 종목들을 매수할 수 있다.
후발 주자들도 나서면서 상품권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온라인 금융상품권 출시를 준비중이다. KB증권은 당초 지난달에 상품권을 출시하기로 했지만 현재 금융당국과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예정보다 늦어지는 상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 8월 출시를 목표로 금융위원회,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과 협의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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