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섭 대표(사진)는 여러 번의 창업을 거치고 나서야 자비스를 구상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2009년 외주 프로그램 개발사 ITH, 2012년 명함 자동 입력 플랫폼 리멤버를 창업했다.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에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체감했다. 김 대표는 “작은 기업은 따로 세무회계 업무를 처리하는 인력을 두기 힘들어 대표나 다른 일을 해야 할 고급인력들이 잡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대신할 AI를 만들겠다고 생각해 자비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자비스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데이터’였다. 그는 AI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알고리즘보다 주어진 알고리즘에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학습시키는 일이라고 봤다. 2015년 회사를 세우고 AI 상품을 바로 내놓지 않고 2~3년 동안 일반 세무사무소처럼 세무 대행을 직접 하며 데이터를 모은 이유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이 기간 영수증을 모아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진행했고 100만 건의 데이터를 쌓았다.
자비스의 정확도는 95%까지 치솟았다. 2년차 세무사무소 직원이 업무 처리를 했을 때 정확도인 85%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AI는 계속해서 고도화되고 있다. 자비스는 기업들이 세무서에 신고한 서류가 오류로 확인될 경우 이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다시 학습하는 과정을 거친다.
삼쩜삼이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은 세금 환급 예상 금액 서비스 덕분이다. 삼쩜삼에 적용된 AI가 세무신고 데이터를 토대로 환급금을 예상해준다. 직접 환급금을 예상하기 위해선 소비내역에서 여러 가지 분류의 업무비용을 처리해야 하는 등 까다롭고 번거로운 작업을 감수해야 한다. 김 대표는 “삼쩜삼도 25만 건의 기존 데이터를 입력해가며 AI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입소문이 나며 이용자 저변이 확대되던 삼쩜삼은 지난 1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이용자가 폭증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한 달 만에 작년 매출인 35억원을 벌어들였다. 향후 삼쩜삼 이용자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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