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씨넥스, 자율차 전장업체 변신

입력 2021-03-11 17:49   수정 2021-03-12 03:05

새로운 산업의 라이벌을 다루는 네 번째 순서는 카메라 모듈 부품주인 엠씨넥스와 파트론이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멀티카메라가 일반화됨에 따라 카메라는 가장 비싼 부품으로 자리잡았다. 두 업체는 신흥국 수요가 많은 보급형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모듈을 주로 공급해왔다. 코로나19로 휴대폰 수요가 줄면서 경쟁은 거세졌다. 각각 삼성전자 공급량 1, 2위를 차지하는 엠씨넥스와 파트론의 가격 경쟁도 치열해졌다.

최근엔 경쟁의 무대가 옮겨가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서는 카메라가 단순 촬영뿐 아니라 도로 정보를 수집하는 하나의 센서처럼 진화했다. 카메라의 다양한 기능이 강조되면서 이들 업체는 자율주행을 위한 전장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엠씨넥스는 2004년 설립 때부터 휴대폰 카메라 모듈을 생산했다. 지금은 삼성전자 갤럭시A 등 보급형 모델에 카메라 모듈을 주로 공급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삼성전자 공급 물량이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개수가 늘어나면서 이 회사 매출도 증가했다. 2018년까지 6000억원대이던 엠씨넥스 매출은 2019년 1조2000억원대로 올라섰다. 올해 매출은 1조5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주가도 매출을 따라 움직였다. 2012년 상장한 엠씨넥스 주가는 2018년 초까지만 해도 1만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이후 카메라 모듈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 2월 4만4000원대로 올랐다.

카메라 모듈 시장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공급 기준 시장점유율은 엠씨넥스와 파트론이 각각 1, 2위다. 초반에는 기술 경쟁이 거셌다. 흔들림 보정 기술, 자동 초점 기술 등에서 엠씨넥스가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파트론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기술적 격차는 갈수록 좁혀졌다. 경쟁 포인트는 가격이 됐다. 삼성전자는 자신들이 원하는 카메라 성능을 제시한 다음 각 사의 온라인 입찰을 통해 공급사를 정했다. 엠씨넥스는 카메라 모듈 중 초점 기술 등을 내재화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키웠다.

코로나19 이후 경쟁이 더 치열해지자 엠씨넥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나섰다.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차량용 카메라 수요가 급증했다. 엠씨넥스는 2004년 설립 당시부터 차량용 카메라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2006년 기아 오피러스에 카메라를 공급한 이후 14년간 적자였다. 지난해에야 차량용 카메라 부문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민동옥 대표가 14년간 적자를 감당하며 시장 성장성에 베팅한 결과다.

주가도 반응했다. 올 들어 30% 올랐다. 자율주행 전장업체로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은 9300억원대에 이르렀다. 현재 자동차용 카메라 매출은 전체의 10% 정도다.

올해부터는 현대모비스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하던 2차 협력사에서 직접 공급하는 1차 협력사로 올라서 매출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파트론도 현대모비스 공급을 준비하고 있어 자동차 카메라 부문에서 두 회사가 다시 치열하게 맞붙을 것임을 예고했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갈수록 카메라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엠씨넥스의 차량용 카메라 모듈 매출 비중이 현재 10%에서 5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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