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이 지난달 전 세계 앱 시장(비게임 분야)에서 다운로드와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내몰렸던 틱톡이 바이든 집권 이후 매각 협상을 중단하고 다시 사업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5600만건 다운로드…미국, 매출 비중 8%
11일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 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틱톡(중국판 도우인 포함)은 지난 2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총 5600만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2위는 페이스북으로 4500만건을 기록했고, 뒤이어 인스타그램과 와츠앱, 텔레그램이 상위 5위권에 들었다.틱톡은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앱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으나, 미국과 인도의 사용 금지 여파에 지난해 11월 2위로 내려앉았았다. 하지만 같은달 미국 대선에서 틱톡의 사용 금지 압박을 가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하고 틱톡의 매각 논의가 흐지부지되면서 최근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지난 2월 틱톡 이용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으로 전체의 18%를 차지했다. 뒤이어 미국이 11%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미국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 줄곧 9%대 안팎을 보이다 12월부터 10%대로 올라서면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틱톡의 매출은 1억1000만 달러(약 125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배 증가했다. 8200만달러(약 936억원) 매출을 기록해 2위에 오른 유튜브를 제치고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다. 매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중국(79%)이며, 미국(8%)이 2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월 7%에서 올해 8%를 차지하며 틱톡 매출의 '효자'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위기 넘긴 틱톡, 금융·전자상거래·모빌리티 진출 '시동'
강제 매각 위기를 넘긴 틱톡은 최근 사업 모델 확장과 신규 수익 모델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틱톡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매각 이슈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점차 약화되고 있다. 지난 2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미국 오라클과 진행하던 틱톡의 지분 매각 협상을 중단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틱톡 매각 행정명령 집행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금융·전자상거래·모빌리티 등 여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 1월 바이트댄스는 중국판 틱톡인 도우인에 '도우인페이'와 전자지갑 기능을 추가했다. 앤트그룹의 알리페이와 텐센트홀딩스의 위챗페이가 양분하고 있는 중국 결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바이트댄스가 틱톡에도 결제 서비스를 장착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에는 중국 자율주행 버스 기업 큐크래프트(QCraft)에 약 2500만달러(약 281억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와 큐크래프트가 현재 비공개로 투자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이르면 다음주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 측은 IT기업과 자동차 제조사가 미래형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 손을 잡는 최근 트렌드에 대응해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글로벌 인기앱으로 부상한 미국의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앱 개발에도 착수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중국 시장을 위해 클럽하우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에는 현지 핀테크 기업 우한허종이바오를 인수하는 등 전자상거래 사업에도 손을 뻗은 상태다.
바이트댄스는 중국판 틱톡 더우인의 미국 증시 입성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더우인이 미국 뉴욕 증시 상장 논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더우인이 상장하게되면 중국 SNS 기업의 첫 미국 상장이 된다. 바이트댄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틱톡의 월간 사용자는 15억명이며, 중국 일 사용자도 6억명을 돌파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는 약 1400억달러(약 158조2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트댄스는 현재 중국 대표 IT 기업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따돌릴 수 있을 정도로 급성장했다"며 "조만간 빅3 구도를 바이트댄스가 깰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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