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엔비티는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개발해 고객사에 납품하거나(ODM) 고객사가 원하는 레시피에 맞게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 주는(OEM) 회사다. 코스맥스그룹의 지주회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최대주주(38.17%)다.
코스맥스엔비티의 지난해 매출은 2668억 원이다. 같은 그룹에 속한 코스맥스바이오와 합치면 매출 5000억 원 이상의 국내 선두권 건강기능식품 회사가 된다. 매출 5000억 원이 넘는 건강기능식품 회사는 KGC인삼공사와 콜마비앤에이치, 서흥 세 곳밖에 없다. 주요 고객으로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 비타민 판매 1위 회사인 메리루스오가닉과 호주 비타민 1위 회사인 스위스(Swisse) 등이 있다.
코스맥스엔비티는 건강기능식품 부문 사무실을 최근 서울 강남에서 코스맥스 그룹 본사가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 옮겼다. 코스맥스바이오와의 협업을 위해서다. 윤원일 코스맥스엔비티 대표는 “양사 중복 투자를 막고, 연구 노하우 등은 활발히 공유하겠다는 계획으로 사옥을 이전했다”고 말했다.
신개념 유산균 제품으로 승부
코스맥스엔비티의 전신은 2002년 설립된 건강기능식품 마케팅 컨설팅 기업 뉴트리바이오텍이다. 뉴트리바이오텍은 2007년 경기도 이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건강기능식품 공장을 세웠다. 코스맥스는 2014년 이 회사를 인수하고 지난해 코스맥스엔비티로 사명을 바꿨다.
코스맥스엔비티는 국내 건강기능식품 회사 가운데선 해외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다. 매출 비중은 2020년 현재 한국(45%), 중국(25%), 미국·호주(각 15%)다. 한 국가에서 문제가 생겨도 다른 국가에서 메울 수 있는 구조다. 호주와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주력 제품군은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와 먹는 콜라겐 제품이다. 프로바이오틱스 제조기술을 연구해 2016년 국내 최초로 독자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전용 생산라인을 도입했다. 균주, 제조 및 포장 환경 등을 관리해 유산균의 생존율을 일반 생산라인보다 25% 이상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작년 프로바이오틱스 매출액은 200억 원대다. 올 하반기엔 새로운 개념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나온다.
올해 리스펙타 매출 300억 원 기대
프로바이오틱스는 항생제의 반대 개념이다. 사람의 면역력이 약해져 박테리아에 감염될 경우 항생제를 처방하면 몸에 유익한 미생물도 함께 죽는다. 반대로 몸에 이로운 박테리아를 넣어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프로바이오틱스 연구의 시작이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4세대까지 진화했다. 기본적으로 유산균으로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1세대다. 이어 몸속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성분을 넣어 유익균을 증식하는 게 프리바이오틱스 2세대다. 유익균과 먹이를 합친 신바이오틱스를 3세대로 분류한다.
코스맥스엔비티가 하반기 내놓을 제품은 4세대인 포스트바이오틱스다. 장내 유익균이 만들어내는 대사 산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증진시키는 개념이다.
윤 대표는 “물에 타 먹는 형식으로 복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라며 “장 흡착력과 유익균의 활성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표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2019년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가 60% 이상 성장했다”며 “올해 역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나와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2분기부터 매출이 나오기 시작한 여성 질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의 기반이 되는 리스펙타는 2019년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았다. 질내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줄일 수 있다는 걸 입증한 것이다. 개별인정형 제품은 식약처장으로부터 개별 승인을 받아야 해 수년간의 임상시험을 통해 안정성과 효능 등을 입증해야 한다.
윤 대표는 “작년엔 이 제품의 원료를 제대로 구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이미 작년의 열 배 수준인 15t의 원료를 주문해놓은 상황”이라며 “이 제품만 올해 약 3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내놓은 제품이기 때문에 기존 매출에 더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인정형 제품으로 특허를 갖고 있어 후발 주자들이 들어올 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작년 유행한 콜라겐 매출도 급증
미용과 면역력에 좋은 제품도 잘 팔린다. 특히 지난해 콜라겐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이 회사는 뉴트리의 ‘에버콜라겐’, 뉴트리원의 ‘비비랩콜라겐’ 등 인기 제품의 제조사다. 지난해 국내 공장을 24시간 가동해 해당 제품을 생산했고, 올해에도 이 추세가 이어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분기엔 개별인정형 제품으로 인정받은 아가트리(배초향 추출물) 콜라겐 제품도 나온다. 올해 약 100억 원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윤 대표는 “기존 콜라겐 제품보다 주름 개선과 보습 효과가 훨씬 뛰어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맥스엔비티의 강점 중 하나는 다양한 제형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018년 국내 최초로 구미(젤리의 한 형태) 제형의 건강기능식품을 생산·출시했다. 윤 대표는 “수년 동안 공을 들인 신제품이 올해 잇따라 출시된다”며 “작년 대비 35% 이상의 매출 성장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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