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병 카스 선보인 오비맥주…"혁신으로 1등 사수"

입력 2021-03-12 17:33   수정 2021-03-19 18:51


“지난 10년간 1위였다고 안주하지 않는다. 1위 자리를 넘는 혁신을 이뤄낼 최적의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배하준 오비맥주 대표)

국내 1위 주류 기업 오비맥주가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투명한 맥주병 신제품 ‘올 뉴 카스’다. 맥주의 황금색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비맥주는 12일 서울 반포동 세빛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스 신제품을 선보였다. 500mL짜리 맥주병 용기를 투명색으로 바꾼 것이 가장 두드러진 변화다. 지난해 1월 부임한 벨기에 출신 배하준(본명 벤 베르하르트) 대표가 시대 흐름에 맞는 빠른 변화를 주문하면서 내놓은 제품이다.

올 뉴 카스는 코로나19 여파가 사그라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겨냥했다. 500mL 병맥주는 가정보다 외식 매장에서 주로 소비된다. 대부분 주류 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홈술’에 맞춘 기획상품에 몰두할 때 오비맥주는 정반대로 외식 시장을 정조준했다. 이달 말부터 주류 도매상을 거쳐 올 뉴 카스를 음식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다음달에는 대형마트에서도 판매된다. 회사 관계자는 “음식점 매장에 다시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500mL짜리 카스 병을 전량 투명색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병맥주를 투명색으로 선보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투명색 맥주 아이디어는 ‘카프리’에서 왔다. 오비맥주는 1995년 카프리를 투명 유리병으로 선보였다.

국내 주류업계에서는 이런 시도가 없었다. 직사광선 노출 우려 때문이다. 맥주가 빛에 장기간 노출되면 맛이 변할 수 있다. 재활용이 쉽지 않은 데도 업계가 갈색 맥주병을 고집해온 이유다.

오비맥주는 맥주 원료인 홉을 특수 처리하는 방식으로 빛에 노출돼도 변질되지 않도록 했다. 라벨에는 변온 잉크를 활용한 ‘쿨 타이머’를 도입했다. 맥주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온도가 되면 육각형 모양의 온도 센서가 파란색을 띠고 하얀 눈꽃송이 모양이 나타난다.

갈색 병 일색이었던 맥주 시장은 변하고 있다. 2019년 하이트진로는 초록색 병 ‘테라’를 들고나와 돌풍을 일으켰다. 주세법 개정으로 국내에서 개성 있는 맥주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배 대표도 이날 행사에서 ‘시대에 맞춘 변화’를 줄곧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소비자 트렌드가 계속 변하고 있다”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소비자의 다양한 생활 습관에 맞춘 최적의 제품을 끊임없이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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