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part.4]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4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패밀리, EGFR 돌연변이 정복할 것”

입력 2021-03-19 09:14   수정 2021-07-11 10:23

<p> ≪이 기사는 03월 19일(09:14)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는 3세대 치료제 이후 발생하는 이중, 삼중 돌연변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4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패밀리’인 셈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다양한 돌연변이 발생에 대응하는 종합적 치료제 제공이 목표”라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가 표적하는 ‘C797S 돌연변이’는 아직까지 치료제가 부재한 시장이다. C797S는 지난해 3조 원대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신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로 인해 발생한 내성 돌연변이다.

흔히 타그리소를 3세대 치료제, 이후 발생한 C797S 돌연변이 치료제를 4세대 치료제라고 부른다. 브릿지바이오는 아직 ‘주인 없는’ 이 시장을 공략해 다양한 4세대 돌연변이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2조 원대 ‘주인 없는’ 시장, 최초 진입하는 파이프라인 될 것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할 때마다 EGFR의 모양은 조금씩 달라진다. EGFR에 발생한 돌연변이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EGFR 변이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가지 약물이 모든 변이체의 활성을 막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런 전략을 구사할 경우 선택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치료제의 선택성이 떨어져 유사한 모양의 정상 EGFR을 억제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는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응하는 파이프라인을 각각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4세대 돌연변이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돌연변이가 3개인 삼중 돌연변이, 2개인 이중 돌연변이다. 암을 일으킨 최초의 돌연변이(드라이버 돌연변이)에 내성 돌연변이가 몇 개 발생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1~2세대 치료제(T790M 돌연변이), 타그리소(C797S 돌연변이) 등을 모두 복용했다면 삼중 돌연변이, 타그리소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한 경우 이중 돌연변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8년 타그리소를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비소세포폐암 대표 파이프라인인 ‘BBT-176’는 2018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물질이다. EGFR 연구의 대가인 이광호 박사팀이 개발한 물질로, 삼중 돌연변이가 표적이다.
이 대표는 “현재 BBT-176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 수는 연간 최대 8000여 명, 매출은 최대 20억 달러(약 2조2250억 원)로 추산된다”며 “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것”이라고 했다.

이중·삼중 돌연변이 타깃 치료제, 환자 치료 옵션 제공 목표

브릿지바이오는 4세대 치료제 시장에 뛰어 든 기업 중 최초로 FDA의 임상 승인을 받았다. BBT-176은 미국에서는 지난해 1월, 한국에서는 5월에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올 3월 중에 서울대병원, 삼성 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세 곳에서 임상 1·2상의 환자 투약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전임상 단계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며 “EGFR은 동물과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약물 반응이 매우 유사한 편”이라고 했다.

BBT-176은 삼중 돌연변이가 발생한 동물모델에서 완전관해를 달성했다. 이 대표는 “동물실험 단계에서 경쟁 약물에 비해 큰 폭으로 종양 크기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쥐 동물모델에서 경구 투여로 뇌전이 종양을 억제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뇌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비소세포폐암의 특성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결과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동시에 타그리소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며 발생한 이중 돌연변이에 대응하는 신규 파이프라인도 발굴 중이다. 연내에 자체적으로 신규 약물을 발굴해 독성시험을 마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프로탁·ADC 등 다양한 약물전달시스템으로 효과 높일 것

브릿지바이오는 약물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약물전달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선택적으로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시스템인 프로탁(PROTAC)과 항체에 약물을 결합해 질병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항체약물복합체(ADC)다.

프로탁은 질병 단백질에 정확하게 결합할 수 있는 약물과 ‘E3 리가아제’로 불리는 효소가 연결된 시스템이다. E3 리가아제는 체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일으키는 효소다. 프로탁에 의해 질병 단백질과 E3 리가아제가 가까이 붙게 되면 질병 단백질이 체내 시스템에 의해 분해된다.

이 대표는 “변이가 일어나지 않은 정상 EGFR을 제외한 모든 EGFR 돌연변이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프로탁 기반의 약물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높이는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내 발표될 BBT-176 중간 데이터 기대" <i>by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i>
연내 BBT-176의 1·2상 중간 데이터 발표가 기대되며, EGFR C797S 변이 타깃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높다. 1·2상 완료 전후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등 본격적으로 협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토택신 저해제 BBT-877은 갈라파고스의 GLPG-1690 3상이 중단되며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로 올라섰으며, 올해 중순 BBT-877의 FDA 타입C 미팅 결과가 예정되어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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