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대책은 도심에 공공 주도로 신규 아파트를 대거 공급해 집값 폭등을 잡겠다는 게 핵심이다. 공공 주도 개발은 크게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으로 나뉜다. 두 개발 방식 모두 LH가 시행사로 나선다. 당정은 2·4 대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공공주택특별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해체 수준’의 조직 개편을 앞둔 LH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직 개편 등이 마무리돼야 입법 작업이 진행돼 법안 처리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투기 의혹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LH가 전면에 나서는 2·4 대책의 후속 입법을 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며 “남은 국토위 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상정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2·4 대책 정책 설계를 주도한 변 장관이 사실상 경질된 것도 악재다. ‘시한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2·4 대책의 기초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구상이지만, 정상적인 사업 추진은 어려울 수밖에 없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로 지난 12일 국토부가 다시 후보자 추천을 받기로 하면서 LH 사장 공석이 상당 기간 이어지게 된 것도 부담이다. 국토부는 “현 LH의 상황에 엄중하게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춘 적격자가 없다”며 LH 임원추천위원회에 사장 후보자 재추천을 요구했다. LH 사장 자리는 변 장관의 퇴임 이후 3개월째 공석이다.
오는 7월 사전청약이 시작되는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등 이미 발표된 5개 3기 신도시 조성 사업도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 전국 65개 공공주택지구 토지주로 구성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3기 신도시를 백지화하고 진행 중인 신도시 수용·보상 절차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은 토지 보상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정부가 토지 보상제도 전반을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지역 주민들은 “토지 보상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토부와 LH 수장이 정해지고 투기 의혹 조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2·4 대책은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어느 정도 안정 기미를 보이던 주택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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