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사진)는 “비트코인은 오직 시장의 수요·공급에 의해서만 가격이 결정되고 있는 투기적 자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1억원이 돼도, 0원이 돼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홍 교수는 2013년 미국 암거래 사이트 ‘실크로드’ 사건을 계기로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졌다. 블록체인에 관한 연구를 이어오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홍 교수는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아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일은 없다”면서도 “사행성과 중독성이 가져올 사회적 리스크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의 모든 암호화폐 투자자는 투기 목적으로 뛰어든 상태”라며 “서로 뻔히 아는데 ‘탈중앙화’ ‘평등’ ‘디지털 경제’ 같은 미사여구는 그만 썼으면 한다”고 했다. 미국 기관투자가의 비트코인 투자 역시 “헤지펀드가 돈이 된다고 생각해 들어왔을 뿐이고, 수익률이 떨어지면 빠져나갈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홍 교수는 “이 업계엔 혁신 기술에만 집중하는 개발자도 일부 있지만, 암호화폐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이용하는 쪽이 훨씬 많다”고 비판했다. 그는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우리를 규제해 달라’(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해달라는 뜻)고 말하지만 막상 자본시장법을 적용하겠다고 하면 다 반대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거래소 이용자를 위해 ‘소비자 보호’ 차원의 규제 강화만큼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게 홍 교수의 생각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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