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올 상반기 채용 예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채용방식 응답 비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대면 채용 비율이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대면 채용은 57.7%로 비대면 채용(42.1%)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채용 시기도 빨라졌다. “3월에 채용하겠다”고 답한 기업이 절반(45.7%) 가까이 됐다. 수시채용 확대를 비롯한 올해 채용 시장의 주요 특징을 정리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대졸 수시채용을 시작했다. 3월 SK그룹 공채엔 참여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도 신입 채용을 진행 중이다. 회원 가입 후 관심 직군을 선택해 두면 알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상시 인재풀에 미리 등록해 놓는 것도 가능하다. 기졸업자, 졸업유예자, 8월 졸업예정자 등이 모두 지원 할 수 있지만 채용 후 즉시 입사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현대모비스 인사담당자는 “최종 합격 후 졸업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입사가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신입사원의 70%를 채용형 인턴으로 뽑는다. LG화학, LG전자 등 상당수 계열사는 4주간의 검증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최준희 LG전자 인재확보팀장은 “한 달 인턴기간주에는 업무역량뿐 아니라 팀워크, 적극성 등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채용형 인턴의 채용과정은 공채와 비슷하다. 필기시험을 치리고 1~2차례 면접도 봐야 한다.
인공지능(AI) 채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AI역량검사를 개발한 마이다스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도입 기업은 450곳이었다. 전년보다 50%나 늘어났다. 코로나19 비대면 상황이어서 AI 채용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AI 채용은 자기소개서 AI검색과 AI면접으로 나뉜다. AI채용 교육 전문기관인 다온컴퍼니의 최준형 대표는 “AI채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홈페이지에 대부분 ‘체험코너’를 마련해 두고 있다”며 “미리 체험하면 당황스러움과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온라인 GSAT(삼성직무적성검사)를 도입했다. 온라인 환경을 감안해 시험과목을 기존의 4과목에서 2과목(수리, 추리)으로 줄였다. LG도 인적성시험 시간을 190분(쉬는 시간 포함)에서 60분으로 단축했다. 시험과목은 적성검사 4과목(언어이해, 언어추리, 자료해석, 창의수리) 40분 60문항, LG웨이핏 테스트 인성검사 20분 183문항 등이다. 면접도 비대면으로 하는 기업이 많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회사 내 별도 면접 장소를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
테크(tech) 기업들은 ‘좋은 개발자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해서다. 사내 헤드헌팅팀을 두는가 하면 임직원이 추천하면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개발자들이 입사하고 싶어 하는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뿐 아니라 토스, 직방, 크래프톤 등도 신입 개발자에게 5000만~6000만원의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한 중견기업 인사담당 전무는 “향후 4~5년간 좋은 개발자 품귀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실무개발 경험을 많이 쌓을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5급 공채·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43.3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시채용으로 취업문이 막히자 구직자들이 공무원으로 내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국가직 행정공무원은 6450명을 뽑는다. 1981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많은 인원이다. 전국 17개 시·도는 2만7195명을 신규 채용한다. 지난해 4월부터 국가직으로 전환한 소방공무원은 올해 4482명을 선발한다. 다만 법원직 신규 채용은 156명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든다. 7급 공채에선 영어, 한국사는 공인검정시험으로 대체된다.
올해 전체 340여 개 공공기관은 모두 2만 6554명을 신규 채용한다. 역대 최대다. 체험형 인턴은 2만2000명을 뽑는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체험형 인턴을 정식 채용할 땐 경영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공기관들은 지난해와 다르게 체험형 인턴의 정규직 전환율을 채용공고에 명시할 가능성이 높다. 15~34세 청년을 공공기관이 3% 이상 뽑도록 하는 청년고용의무제도 연장된다.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27%까지 확대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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