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키트 분야 선두 업체 프레시지가 대규모 투자유치를 두고 프랙시스캐피탈과 협상에 돌입했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은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구주와 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주 실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프랙시스캐피탈은 거래가 마무리 될 경우 총 3000억원 내외를 투입해 회사 지분 상당수를 확보할 것으로 전해진다.
프레시지는 밀키트 시장점유율 70%를 확보한 선두업체다. 정중교 대표(32)가 미국 '블루에이프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6년 창업했다. 식재료를 손질해 간단한 조리로 완성할 수 있는 밀키트(meal kit)를 대중화한 회사다. ‘밀푀유 나베’ ‘시그니처 스테이크 세트’ ‘자이언트 부대찌개’ 등이 대표적인 메뉴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쿠팡, 롯데온 등에 제품 공급이 시작되면서 회사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2018년 218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다음해 712억원, 지난해에는 약 1500억원을 넘기며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다만 당일배송·신선배송 등 물류분야 투자 비용이 반영돼 아직 흑자를 기록하진 못하고 있다.
현재 회사의 주요 주주는 2019년 말 기준 최대주주인 정중교 대표(12.47%)와 소프트뱅크벤처스(12.12%), 하나금융투자PE(11.14%)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다. GS홈쇼핑도 지난해 40억원을 투자해 회사 지분 7.73%를 보유 중이다. 정중교 대표가 투자 유치 이후에도 경영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시지는 2016년 회사 설립 이후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로 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 2018년 농식품펀드와 FI들이 참여한 시리즈A 투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시리즈C까지 누적 기준 약 1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해엔 산업은행에서 500억원(대출 400억원, 투자 1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대부분 제조시설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추는 데 대부분 투자했다. 복수의 투자자들로 나뉘었던 지분을 프랙시스캐피탈이 확보해 지배구조를 단일화 하면 신규 투자 등 회사 성장을 위한 의사결정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프랙시스캐피탈은 프레시지의 독보적인 간편식 분야 점유율과 성장성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간편식 수요가 늘기 시작한 점도 고려됐다. 회사는 투입된 자금을 물류 및 설비 자동화, 운영자금, 신사업 진출 등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랙시스캐피탈은 JTBC스튜디오 투자, 번개장터 인수, 비즈니스온 인수에 잇따라 성공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인 PEF운용사다. 특히 인수 이후 유사한 회사를 추가 인수해 시너지를 꾀하는 ‘볼트온(bolt-on)’ 투자에 특화한 운용사로 꼽힌다. 지난해 5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사용처를 정해놓지 않은 펀드)를 조성해 활발한 투자를 예고 하기도 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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