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에 울려 퍼진 '다이너마이트'…BTS, 亞 최초 단독 무대 [이슈+]

입력 2021-03-15 12:38   수정 2021-03-15 14:40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전 세계 음악인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그래미 어워드를 뜨겁게 달궜다.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15일(한국시간) 개최된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단독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뉴 아티스트', '송 오브 더 이어', '베스트 랩/송',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베스트 알앤비 퍼포먼스', '앨범 오브 더 이어' 등 주요 부문의 수상자가 공개된 후 '레코드 오브 더 이어' 발표만을 남겨둔 시상식 말미에 등장했다.

메건 더 스탤리언, 카디 비, 두아 리파, 포스트 말론, 도자 캣, 빌리 아일리시보다도 뒤 순서였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 부분에 방탄소년단 순서를 배정했다는 점에서 그래미 역시 이들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었다.

앞서 그래미 어워드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제63회 시상식 공연자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BTS가 불꽃으로 그래미의 밤을 찬란히 밝히는 것을 지켜보자. 그들의 퍼포먼스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라는 멘트를 덧붙인 바 있다.

이날 화사하고 밝은 의상을 입고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드의 상징인 그라모폰(최초의 디스크 축음기) 앞에서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이들은 그라모폰의 나팔관 안에서 그래미 어워드 포토월로, 그리고 서울 도심 한복판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서울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간 연결의 의미를 완성해냈다.

그러다 퍼포먼스 중간 계단을 오르는 연출을 한 방탄소년단은 고층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웅장한 헬리패드에서 아름다운 서울 야경을 배경으로 무대를 이어갔다. 화려한 레이저 효과와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완벽한 호흡이 감탄을 이끌어냈다.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의 진행을 맡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는 방탄소년단의 무대가 끝난 후 "보셨냐. 한국 서울에 있었는데 거기다 세트장을 만든 거다. 여기 오고 싶은데 못 오니까 거기 지어버린 거다. 그것만으로도 상을 줘야한다"고 극찬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후보로 지명돼 전 세계 음악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해당 부문 수상의 영광은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돌아갔다.

수상자가 결정된 후 지민은 SNS를 통해 "이 시간까지 같이 해주신다고 고생하셨다.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덕분에 이렇게 말도 안되는 경험을 해본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행복하다. 아미 여러분 사랑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방탄소년단은 퍼포먼스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그래미 어워드에서 쟁쟁한 글로벌 뮤지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염원하던 단독 공연까지 펼쳐 매우 영광스럽다.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모두 아미 여러분 덕분이다. 다음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의 4대 본상인 제네럴 필드에 속하는 '송 오브 더 이어'는 허(H.E.R)의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가 받았고, '앨범 오브 더 이어'는 테일러 스위프트 '포크로어(folklore)'에게 돌아갔다. 대망의 '레코드 오브 더 이어'는 빌리 아일리시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Everything I Wanted)'가 수상했다. 또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의 영광은 메건 더 스탤리언의 품에 안겼다. 그는 '베스트 랩 퍼포먼스', '베스트 랩/송' 부문 트로피도 가져가며 총 3관왕을 달성해 이목을 끌었다.

특히 메건 더 스탤리언이 '새비지(Savage)'로 '베스트 랩/송' 부문을 수상하자 해당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비욘세가 같이 무대에 올라 감동을 안기기도. 그래미 어워드 역사상 최다 노미네이트된 여성 아티스트인 비욘세는 이번 시상식으로 솔로 아티스트 최다 수상이라는 기록까지 새로 썼다.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알앤비 퍼포먼스' 등을 수상한 그는 지금까지 그래미에서만 총 28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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