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기…성장주냐, 가치주냐 그것이 문제로다

입력 2021-03-15 17:12   수정 2021-03-16 00:52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포트폴리오 조정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금리 급등기의 주가 흐름을 살펴본 결과 국고채 금리보다 산업 환경의 변화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같은 상황에서도 장기 투자를 전제로 성장주에 대한 베팅이 유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오전 기준)는 이날 연 2.160%를 기록했다. 지난 5일 연 2.009%로 코로나19 사태 뒤 처음 연 2%를 넘었고 그 뒤로도 계속 올랐다. 과거 금리 급등기를 보면 10년 만기 금리가 이처럼 빨리 오른 건 2016년 11월이 가장 최근이었다.

금리 급등기에는 은행주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이들 종목의 주가가 탄력을 받고, 반면 성장주는 조정받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최근 증권가에서는 성장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금리가 올라가면 성장주 주가가 부정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6~2018년 금리 급등 당시 주가 흐름을 보면 성장주가 시장 평균 대비 우월한 상승률을 보였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3.89% 상승했고, 분야별로 보면 KRX 헬스케어 지수(62.0%)와 KRX 정보기술 지수(56.65%)가 시장 평균을 훨씬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KRX 은행 지수(20.99%)는 평균에 미달했다.

KRX 헬스케어 지수에는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이 포함돼 있다. 혁신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한 기대가 큰 종목이다. KRX 정보기술 지수는 삼성전자, 삼성SDI 등이 주요 구성 종목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흐름이 한창이었고, 삼성SDI도 배터리 관련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우월한 흐름을 보일 거라는 시각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6년 당시에는 지수가 횡보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분위기가 강했고, 이런 기대가 바이오로 쏠렸던 것”이라며 “올해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경제 회복 수혜가 기대되는 경기민감주, 가치주가 많이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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