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사퇴를 계기로 민간 주도 개발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민간 주도로 개발하면 대형 건설사 수익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 개발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업계는 어떤 형태로 개발이 이뤄지든 건설주 강세는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당과 야당 모두 공급 확대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확대란 키워드는 다음달로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이어질 ‘건설업 성장 스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건설주 상승세는 기관이 주도했다. 기관은 대우건설을 1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GS건설(254억원), 현대건설(149억원), HDC현대산업개발(35억원)도 사들였다.
변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힌 점이 상승세를 촉발했다. 공공 주도 개발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재건축을 앞세운 서울시장 야당 후보 지지율이 급등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민간 주도가 대형 건설사에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형 건설주가 하락한 것은 공공 주도로 인해 대형 건설사 역할이 기대보다 축소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7일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가 대형주에 단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단일화 후보 등록일인 오는 18~19일이 중요하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개발 형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박영선 후보는 5년 내 공공주택 50만 가구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한강 35층 규제 철폐, 강남·강북 균형 개발을 공약했다. 강남 개발은 대형 건설사에 유리하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주식시장에는 장단기 테마가 있는데 건설주는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지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가 주택 공급과 부동산 가격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H 사태 여파로 3기 신도시 개발이 늦춰지더라도, LH가 기존에 보유한 토지로 개발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만약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가 완화되면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역세권 개발을 본다면 HDC현대산업개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 용산역 지하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선호주로 GS건설을 꼽았다. 또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유망하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GS건설과 대우건설을 톱픽으로 꼽았다.
건설주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유가증권시장 건설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8배 수준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은 향후 2년간 주택 사업 호조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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