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더 이상 자동차가 아닙니다.”
자동차 업계가 급변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전기차가 확산하면서 제조를 넘어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변신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자동차도 이 같은 변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사내독립기업(CIC)인 에어스(AIRS)컴퍼니는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구하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조직이다.
김정희 현대차 에어스컴퍼니 총괄(상무)은 15일 “모빌리티산업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격변기를 보내고 있다”며 “AI 기술로 변화를 주도하고 현대차의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게 에어스컴퍼니의 목표”라고 말했다.
에어스컴퍼니의 고민은 크게 세 가지다. 자동차 안에서의 사용자 경험(UX)을 향상시키는 것과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이동이라는 경험 자체를 바꾸는 것, 제조 현장의 어려움을 AI로 풀어내는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AI 에이전트 기술이 UX 개선을 위한 대표적 사례다. 김 상무는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음성인식 AI가 자동차 안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며 “현대차가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자체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차량 내 음성인식 AI는 경로 검색이나 음악 재생 등 간단한 동작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자동차 자체가 거대한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는 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자동차 안에서 운전 대신 영화·음악 감상, 업무, 휴식 등 다양한 일을 하려면 콘텐츠와 서비스가 필요하다.
김 상무는 “현대차가 자동차라는 하드웨어 플랫폼을 갖고 있으니 여기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확보하려는 계획”이라며 “구글, 애플처럼 기기에 필요한 운영체제(OS)와 핵심 서비스를 내놓고 외부 업체로 생태계를 넓혀 고객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셔클은 향후 완전한 자율주행차 시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구입해 타는 사람도 있지만 자율주행차를 호출해 필요한 때만 이용하는 서비스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조 공정을 혁신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김 상무는 “제조업에서 불량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를 최대한 줄이는 게 기본적인 연구 방향”이라고 밝혔다. 영상과 이미지로 불량품을 찾아내는 비주얼 인스펙션을 공장에 적용하기 위해 현장과 협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통적 자동차 회사들은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다품종 소량생산 제조 공정에 관한 스케줄링 최적화 AI도 연구 중이라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한국이 제조업 기반 국가인 만큼 제조업에 AI를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정희 총괄은…
△1973년생
△서울대 전기공학 학사·석사
△LG전자기술원
△네이버랩스 인텔리전스그룹 리더
△현대자동차 에어스(AIRS)컴퍼니 총괄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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