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美에 휘발유 완제품 첫 수출

입력 2021-03-15 17:47   수정 2021-03-16 01:02

현대오일뱅크가 기록적인 한파로 석유제품 재고가 급감한 미국에 올 2분기 약 30만 배럴의 휘발유를 수출한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오일뱅크가 북미 지역에 휘발유 완제품을 수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휘발유 시장인 미국은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일부를 남미 지역으로 수출해왔다. 국내 정유사들도 가까운 아시아 시장과 비교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미국 시장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텍사스 지역 등의 한파 영향으로 석유제품 재고가 급감하면서 미국이 휘발유 수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현대오일뱅크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엑슨모빌, 셰브런 등 다수의 미국 내 정유공장이 한파에 따른 가동 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제품 재고가 확 줄었다”며 “정제마진이 낮은 상황에서 수익이 난다면 어디든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제마진은 등유 경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값을 뺀 것이다. 정유사의 대표 수익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이달 둘째주 기준 배럴당 1.7달러에 불과하다. 지난달 말 2.8달러로 올랐다가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정제마진은 배럴당 4~5달러가 손익분기점이다. 지금은 제품을 생산할수록 적자가 나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본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일본은 소규모 부두가 많아 대형 선박을 이용한 제품 하역이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회당 수출 물량이 제한적이어서 국내 정유사들이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일본 내 지진과 한파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형 선박을 이용한 수출이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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