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을 이끌던 5개 대형 바이오 종목의 시가총액 9조원이 석 달 만에 증발했다. 금리가 꿈틀대면서 성장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데다 분식회계, 임상 실패, 허위 공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작년 말 코스닥지수를 2년8개월 만에 900선까지 끌어올린 ‘일등공신’ 바이오주가 주춤한 사이 게임, 콘텐츠 관련주가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석 달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44조원에 달하던 시총은 35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종식 기대감에 분식회계 논란까지 더해진 씨젠은 1조5000억원가량 시총이 줄었다. 작년 말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한 혐의가 제기된 에이치엘비는 같은 기간 시총이 5조원에서 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성장주의 대표주자였던 바이오주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과도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었다”며 “경제활동 재개 관련주, 가치주에 비해 당분간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CJ ENM, 스튜디오드래곤도 각각 시총 9,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총 상위 10위에 포함된 바이오주는 4개뿐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의 1분기 드라마 라인업은 ‘경이로운 소문’ ‘철인왕후’ ‘여신강림’ ‘빈센조’ 등으로 많은 예산이 투입된 빈센조 외에도 대부분의 라인업이 흥행에 성공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국내 제작 콘텐츠가 당분간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이 커지는 만큼 한류 콘텐츠 관련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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