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서 콘텐츠로…'코스닥 대세株' 바뀌나

입력 2021-03-16 17:19   수정 2021-03-17 00:40


코스닥시장을 이끌던 5개 대형 바이오 종목의 시가총액 9조원이 석 달 만에 증발했다. 금리가 꿈틀대면서 성장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데다 분식회계, 임상 실패, 허위 공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작년 말 코스닥지수를 2년8개월 만에 900선까지 끌어올린 ‘일등공신’ 바이오주가 주춤한 사이 게임, 콘텐츠 관련주가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악재 겹친 바이오
16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에 펄어비스(4위), 카카오게임즈(5위)가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주가 이끌던 순위에 변화가 생긴 셈이다. 코스닥지수가 32개월 만에 900을 돌파한 지난해 12월 3일 바이오주가 상위권을 독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오, 셀트리온제약, 에이치엘비, 씨젠, 알테오젠 순이었다. 이들의 시총은 약 44조원. 코스닥 전체 시총의 10%를 넘어선 수치였다.

석 달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44조원에 달하던 시총은 35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종식 기대감에 분식회계 논란까지 더해진 씨젠은 1조5000억원가량 시총이 줄었다. 작년 말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한 혐의가 제기된 에이치엘비는 같은 기간 시총이 5조원에서 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성장주의 대표주자였던 바이오주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과도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었다”며 “경제활동 재개 관련주, 가치주에 비해 당분간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콘텐츠주 목표주가 高高
바이오주가 주춤한 사이 ‘K콘텐츠주’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시장 게임 대표주인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 등이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 두 종목은 석 달 새 시총이 1조2000억원 늘었다. 강성훈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안정적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기존 작품들과 오딘, 영원회귀 등의 신작 라인업이 대기하고 있다”며 최근 목표주가를 높여 잡기도 했다.

이날 CJ ENM, 스튜디오드래곤도 각각 시총 9,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총 상위 10위에 포함된 바이오주는 4개뿐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의 1분기 드라마 라인업은 ‘경이로운 소문’ ‘철인왕후’ ‘여신강림’ ‘빈센조’ 등으로 많은 예산이 투입된 빈센조 외에도 대부분의 라인업이 흥행에 성공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국내 제작 콘텐츠가 당분간 유망한 투자처로 떠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는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이 커지는 만큼 한류 콘텐츠 관련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점 매수 시기?
일각에서는 저금이 저평가돼 있는 바이오 관련주를 매수할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란 조언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인 씨젠의 현재 주가는 싸도 너무 싸다”며 “유럽과 브라질에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저점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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