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서 ‘단타’로 수익을 낼 생각이라면 차라리 사지 마세요. 새벽에도 가격이 궁금해 시세를 볼 것 같아도 사지 말아야 하고요.”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의 신사업 개발을 맡고 있는 정석문 이사(사진)가 투자 입문자에게 강조하는 내용이다. 정 이사는 코빗 유튜브 채널에서 암호화폐 뉴스와 기본지식을 쉽게 풀어주는 ‘과외교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정보 격차가 큰데 이쪽 업계가 제대로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며 “누구라도 해야겠다 싶어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정 이사는 골드만삭스, UBS,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증권 등을 거친 ‘정통 금융맨’ 출신으로 2018년 코빗에 합류했다. 최근 상승장을 이끈 기관투자가 유입에 대해 그는 “기관들은 자산배분 목적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했기 때문에 쉽게 떠나지 않는다”며 “다년간 이어질 트렌드”라고 했다.
정 이사는 포트폴리오전략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만 비트코인에 담고, 최소 4년 이상 보유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몇 %까지 편입할지는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자산운용업계의 상식대로라면 처음엔 1%만 넣고, 이해도가 쌓이면 5%까지 차근차근 높여볼 것을 권한다”고 했다. ‘4년’을 강조하는 까닭은 비트코인 가격이 4년 주기로 강세·약세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에 진입했더라도 4년 이상 버티면 큰 수익을 얻을 기회가 반드시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수천 종의 암호화폐를 그는 신약(新藥)에 비유했다. 정 이사는 “비트코인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면 이더리움은 임상 3단계, 그외 코인은 임상 1단계”며 “투자가 처음이면 비트코인만 선택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등을 통해 최소한의 검증을 마친 자산”이라며 “알트코인은 실험적 요소가 너무 크다”고 했다. 벤처캐피털(VC)이 스타트업 100곳에 투자해 한 곳에서 ‘초대박’을 터뜨리듯, 알트코인도 수백 종에 분산 투자할 정도가 아니라면 손대지 말라고 했다.
정 이사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어떻게 돌아가고, 투자자산으로서 왜 의미를 갖는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 공부한 다음 투자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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