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법원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의료법위반, 업무상승낙낙태,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가 제기한 상고심을 기각했다.
산부인과 의사 A씨는 2013~2015년 자신의 병원을 찾은 100여명을 상대로 낙태수술을 했다.그리고 이를 숨긴 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상세불명의 무월경' '자궁의 급성염증성 질환' 등의 명목으로 요양급여를 청구하고, 총 148회에 걸쳐 135만2200원 상당을 받았다. 진료기록도 허위로 작성했다.
재판의 쟁점은 낙태 수술 자체가 아니라 휴유증으로 인한 질환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한 게 유죄인지 여부였다. A씨의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헌법재판소는 2019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결정이 나오기 전인 2018년 1심 재판부는 낙태죄를 유죄로 보고 낙태죄와 의료법위반, 사기죄 등을 합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2019년 7월 항소심 재판부는 낙태죄 관련 부분을 직권파기하고 의료법위반과 사기만 유죄로 인정,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경우를 처벌하는 조항이 소급적으로 효력이 없게 됐더라도, 요양급여를 청구할 당시 낙태 행위가 고위 범죄행위위였고 휴유증 역시 낙태가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보험급여 대상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판단이 옳다고 판단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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