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로 한국인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74·사진)이 16일 한국 배급사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드라마 '파친코' 촬영 차 캐나다에 갔다가 지난 15일 귀국했다. 윤여정은 "격리 중이라 만날 수 없어 너무 속상하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특유의 솔직함과 진정성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여러분의 응원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솔직히는 굉장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올림픽 선수도 아닌데 올림픽 선수들의 심적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입니다. 사실 저랑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또 "저는 경쟁을 싫어한다"며 "그래서 순위를 가리는 경쟁 프로는 애가 타서 못 보는 사람"이라고도 강조했다. "사실 노미네이트가 되면 이제 수상을 응원하시고 바라실 텐데 제 생각에는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감격스러운 마음을 함께 전했다. "교포 2세들이 만드는 작은 영화에 힘들지만 보람 있게 참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쁜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남겼다. "이 영화 시나리오를 저에게 전해주고 감독을 소개해 주고 책임감으로 오늘까지도 함께해 주는 제 친구 이인아 피디에게 감사합니다. 같이 자가격리 중이라 어제 소식을 같이 들었는데 제 이름 알파벳이 Y 다보니 끝에 호명되어 이 친구도 많이 떨고 발표 순간엔 저 대신 울더라고요. "
또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감사하게 되는 것 같다"며 "여유가 없을 땐 원망을 하게 되는데 제가 많이 여유가 생겼나 보다"고 말했다. "지나온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네요. 다시 한번 상황 상 직접 인사 못 드려 죄송합니다.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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