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올거나이즈 대표 "AI 검색, IBM·아마존 넘을 것"

입력 2021-03-16 17:09   수정 2021-03-17 00:44

“인공지능(AI)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은 존폐 위기에 몰리게 될 겁니다.”

인지검색 솔루션을 개발하는 올거나이즈의 이창수 대표(사진)는 자신이 AI 분야 연쇄창업자가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2010년 창업한 데이터 분석업체 파이브락스를 4년 만에 미국 탭조이에 매각한 뒤 탭조이의 수석부사장으로 일했다. 회사를 박차고 나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올거나이즈를 창업한 것이 2017년의 일이다.

그의 선택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올거나이즈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3.5배 늘었고, 올해도 3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이달에 1000만달러(약 11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액은 1500만달러에 이른다.
AI로 정보검색 시간 단축
올거나이즈는 인지검색 솔루션과 답변봇 ‘Alli(알리)’로 기업 고객과 직원의 검색 시간을 줄이고 있다. 사무직원들은 통상 하루 2.5시간(업무시간의 3분의 1 정도)을 정보 검색에 쓰고 있다고 시장조사업체 IDC는 집계했다. 예를 들어 2019년 바뀐 규정에 따라 시스템을 설치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찾으려면 ‘2019년 바뀐 규정’을 검색해 하나하나 살펴봐야 해 비효율이 발생한다. 고객 응대도 마찬가지다. 고객 문의에 답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만족도는 떨어진다.

올거나이즈는 AI로 자주 묻는 질문(FAQ), 매뉴얼 등 비정형 문서에서 직원 혹은 고객의 질문에 대한 답을 자동으로 찾아낸다. 차를 바꾼 뒤 보험 가입을 어떻게 변경해야 하는지 궁금한 고객이 ‘차량 교체’ ‘보험 해지’ 등 키워드로 문서를 검색하는 게 아니라, “새차를 샀어요”라고만 검색창에 입력하면 된다. FAQ에서 “지금 운전하는 자동차를 판매(또는 폐차)하고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비슷한 질문을 찾아내고 답변을 보여주는 식이다. 질문과 답변이 호응하는지를 사용자가 확인하면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AI 모델의 정확도를 높인다.
“IBM, 아마존이 경쟁자”
질문과 답변을 각각 묶어 학습용 데이터를 만드는 별도의 태깅 작업이 필요 없는 ‘자가지도학습’ 기술이 올거나이즈의 핵심 경쟁력이다. 보험·금융·제조·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로 올거나이즈의 서비스를 활용한다. 이미 공개돼 있는 보험사의 규정이나 FAQ 등을 학습한 뒤 새롭게 추가된 개별 회사 정보를 토대로 질문을 만드는 AI와 답을 찾는 AI로 구성돼 있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SMBC)에 따르면 올거나이즈의 AI 시스템은 도입 초기 정확도가 76%였고, 2주 안에 4000건의 FAQ 문서를 AI가 학습해 93.4%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SMBC를 비롯해 J-Power(일본전력개발), 카오 등의 기업이 사용하면서 일본 시장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일본과 한국, 미국이 각각 5 대 3 대 2 정도를 차지한다. 최근 1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 A2 투자를 유치해 남미, 유럽 등지로 시장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다.

올거나이즈가 공략하고 있는 기업 내 전용 검색엔진(Enterprise Search)과 콜센터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5년 3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을 놓고 IBM, 아마존 켄드라(Kendra) 등과 경쟁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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