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사진)가 서울 내곡동에 있는 처가의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실제로 내부 증언이 나온다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하자 여권에서는 "습관적 사퇴"라며 비판했다. 야당 내부에서도 "또 사퇴 카드냐"라는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전날 진행된 야권단일화 경선 TV토론에서 안철수 후보가 해당 의혹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자 "한 분이라도 이 지구에 대해서 오세훈 (당시) 시장이 관심을 표했거나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했단 기억이 있는 서울시 직원이나 서울토지주택공사(SH)) 직원은 바로 양심선언을 해 달라"며 "그러면 저는 바로 후보 사퇴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퇴'까지 언급한 오세훈에 여권 총공세 나서
여권은 17일 10년 전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두고 직을 걸었던 일을 재차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인 고민정 의원은 이날 '오세훈 후보의 습관적 사퇴 발언' 제목 논평을 통해 "거짓말을 덮으려니 또 다른 거짓말이 나오는 것이고, 사람들이 나를 의심하는 것 같으니 자신의 자리를 내거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오세훈 변수'에 부글부글 끓었고 소위 '오세훈 자충수'로 공멸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인가"라고 덧붙였다.
야권에서도 오세훈 '사퇴 배수진'에 우려 제기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자리가 무슨 도박하는 자리인가"라며 "이전에도 아이들 무상급식 문제 때문에 서울시장직을 걸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야당에서도 오세훈 후보가 섣불리 던진 '사퇴 배수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년 전에도 당과 논의 없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진행했던 만큼 이번에도 독자적으로 나온 발언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사퇴로 물러나 서울시장을 넘겨줬던 사람이 사퇴 카드를 또 내밀 일인가"라며 "오세훈 후보의 토론을 보며 '왜 이러나'라는 반응을 보인 사람이 당내에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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