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 수요가 증가하며 수산물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일반 수산물의 경우 손질과 조리가 까다로운 데 비해 생선구이 등 HMR로 출시된 상품은 손질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7일 장보기 앱(운영프로그램) 마켓컬리에 따르면 해당 쇼핑몰 생선구이 제품 판매량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판매량이 16배씩 증가했다. 수산가공품 역시 2016년 이후 매년 판매량이 5배씩 증가했으며, 상품군 역시 주꾸미, 낙지, 장어, 오징어를 활용한 상품 등 160여 개로 늘어났다.
식품업계는 적극적으로 수산물 HMR 시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비비고 생선구이' 생산 라인을 증설해 제조 역량을 기존보다 최대 두 배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급증하는 수산 HMR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다양한 어종에 대한 HMR 상품 생산 능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고등어, 가자미, 삼치, 임연수, 꽁치 등 5종을 판매하고 있는 '비비고 생선구이'는 지난달 말 기준 출시 1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600만 개를 돌파했다. 누적 매출은 250억원으로, 육류 위주로 형성된 기존 HMR 시장에서 수산 HMR 제품이 연 매출 100억원 브랜드로 성장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코로나19 등 내식 수요 증가로 지난해 월평균 20%씩 성장했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수산물 HMR 브랜드 '수산명가'를 론칭했다. 수산명가는 기존 동원산업이 판매하던 수산물 HMR을 한 데 모은 통합 브랜드로, 가시 없는 생선구이 2종(고등어, 참치), 바로 먹는 수산물 2종(데친문어, 자숙소라), 훈제연어 스테이크, 생연어회, 명란 등을 판매한다. 이달에는 온라인 수요를 잡기 위해 1~2인 가구 맞춤형 제품으로 장보기 마켓 '더반찬&'에 입점해 유통 채널을 확대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고등어, 꽁치, 삼치, 연어 등 '렌지에 돌려먹는 생선구이'를 판매하고 있다. 대상은 가시를 발라낸 '집으로 ON 어린이 순살생선'을 출시해 아이들이 쉽게 생선구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제품들은 레몬즙, 과실주 등으로 잡내를 제거해 소비자가 추가로 손질할 필요가 없다. 조리법 역시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되는 등 편리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수산물 HMR 시장이 커지는 데는 내식 수요 증가와 유통 시스템의 발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내식 수요가 많아지며 기존 국·탕·찌개 외에 다양한 메뉴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수산물 HMR은 냉장·냉동 상태로 판매된다"며 "과거에 비해 콜드체인(저온 유통) 시스템이 잘 갖춰져 신선도를 유지해 상품을 배달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수산물 HMR 인기의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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