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투톱'이 한국을 처음 찾은 날 '동맹우선론'을 부수는 선전화를 공개했다.
17일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 게재된 선전화를 보면 '민족자주'라는 문구가 새겨진 망치가 남한을 감싸고 있는 사슬과 'USA(미국)'라고 쓰인 자물쇠를 내리치고 있다.
망치로 내려친 충격에 자물쇠는 부서지고, 사슬 위의 '동맹우선론', '한미실무그룹'(한미워킹그룹), '외세의존 정책', '사대망국병'이라는 글자도 산산조각이 나는 형상이다.
남측이 미국이라는 자물쇠로 걸어 잠근 사슬 때문에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민족자주의 관점에서 깨나가야 한다는 뜻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선전화 하단에는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배격하고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회복하자"라는 문구도 함께 실려 의미를 분명히 했다.
이 선전화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이날 2박 3일간의 일본 방문을 마친 뒤 한국을 동시 방문한 날 공개됐다.
북한은 미 국무·국방부 장관의 방한 하루 전날부터 한국과 미국을 향해 불만 어린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전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한미연합훈련을 맹비난하며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정리를 거론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해서는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첫 공식 대미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