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안 라카통(65·왼쪽)과 장필립 바살(67·오른쪽)이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파리 외곽 몽트뢰유를 근거로 활동하는 이들은 재건축과 리모델링 분야에서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낡은 건축물을 허물지 않고 기존 구조물을 활용해 생태·기술적으로 혁신적인 건물을 만들었다.
바살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건축 철학에 대해 “절대 건물을 무너뜨리지 않고, 나무를 자르지 않고, 꽃을 꺾지 않는다. 원래 있던 물건들의 추억을 소중히 여기고,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 사용한 건축물에 가공하지 않고, 미적으로 단순한 재료들을 지하 공간에 투입해 공간을 확충했다. 1960년대 지은 파리 외곽의 아파트 부아르프레트르 타워 리모델링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기존의 바닥을 확충해 각 가구에 발코니를 설치하고 방의 면적을 늘렸다. 2017년 보르도의 530가구 규모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선 입주민을 내보내지 않고 공사를 마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함께 작업해온 이들은 비싸지 않으면서도 살기 좋은 주거공간을 설계하는 데 역점을 뒀다. 라카통은 재료 투입을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주의 깊게 기존 건축물의 개선점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대 프리츠커상 수상자의 건축물은 대부분 과감한 디자인으로 유명하지만 라카통과 바살의 건축물은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바살은 “설계를 시작하는 시점에는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아름다움은 창조 과정의 결과이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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