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논문' 1등 차지한 구글…비결은 대학과 공동연구

입력 2021-03-17 17:32   수정 2021-03-18 01:09


“빅테크 기업과 대학의 공동연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구글이 ‘뉴립스(neurlPS)’에 낸 178개 AI 논문 중 80% 이상이 공동연구의 산물입니다.”

곽노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17일 AI미래포럼 창립 웨비나의 ‘연구개발자가 원하는 AI 혁신 생태계’ 세션에서 이같이 밝혔다. 뉴립스는 AI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다. 곽 교수는 “지난해 뉴립스에는 구글이 가장 많은 논문을 냈고,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이 뒤를 잇고 있다”며 “대학과 기업 간 밀착이 AI 연구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모범적인 AI 산학협력 모델로 퀄컴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의 ‘쿠바랩(QUVA lab)’을 소개했다. 학교는 기업으로부터 충분한 재정적 지원을 받고, 기업은 학생들이 낸 특허와 논문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구조다.

그는 “퀄컴에서 일할 때 서울대와의 협력모델을 제안받아 반도체공학 전공에 적용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며 “국내에선 이 같은 모델을 추진하기가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아쉬워했다.

‘AI 강국’이라는 국가의 비전과 현실의 격차가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순민 KT AI2XL 소장은 “전체 기업 중 고작 3.6%만이 AI를 도입했다는 통계가 있다”며 “데이터를 제대로 수집하고 정제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여력과 확신이 부족해 현장에선 AI를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원팀’, AI미래포럼과 같이 기업인과 연구자들이 모여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AI 원팀은 KT를 비롯해 현대중공업그룹,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체다. 그는 “이런 AI 생태계를 통해 기술과 데이터,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기업별로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AI 성우’ 서비스를 개발한 네오사피엔스의 김태수 대표는 “AI를 한창 개발하다가 전력이 부족해 정전됐던 경험이 있다”며 “AI 스타트업은 고성능컴퓨팅(HPC)이 가능한 설비 투자를 지원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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