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안 알려줘도 스스로 학습…텍스트만으로 그림도 '척척'

입력 2021-03-17 17:34   수정 2021-03-18 00:58

“주위 환경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능력이지만, 이를 구현하는 것은 공학적 난제였습니다. 최근 AI가 놀랍게 발전하면서 난제가 해결되고, 산업의 축이 바뀌고 있습니다.”

김홍석 구글코리아 전무는 17일 AI미래포럼 창립 웨비나에서 “AI 고도화에 따른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무의 말대로 글로벌 AI 기업들은 적은 데이터로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스스로 규칙을 파악하는 등 획기적인 능력을 갖춘 AI 알고리즘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구글의 AI기업 딥마인드는 지난해 말 알파고, 알파제로 등을 잇는 AI 알고리즘 ‘뮤제로’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뮤제로는 규칙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도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게임 능력을 끌어올렸다. 바둑, 체스뿐만 아니라 비디오게임까지 정복했다. 딥마인드의 이전 AI 알고리즘은 모두 규칙을 알려줘야만 학습이 가능했다. 특정 분야가 아닌 폭넓은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메타AI(강인공지능)’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미 공군은 뮤제로를 활용해 적군 미사일 탐지를 돕는 ‘알투뮤’를 개발했다. 딥마인드 관계자는 “뮤제로는 ‘게임의 규칙’이 알려지지 않은 복잡한 실제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로봇, 산업 시스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4일 AI 알고리즘 ‘시어’를 공개했다. 자기지도학습 능력을 크게 높인 모델이다. 인스타그램상 10억 개의 가공되지 않은 이미지를 활용했다. 하정우 네이버 AI랩 소장은 이날 웨비나에서 “데이터의 양을 대폭 늘리면 굉장히 정확한 AI 알고리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자연어 처리 AI 모델 ‘GPT-3’를 내놓은 오픈AI도 새 알고리즘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서술형 텍스트를 토대로 이미지를 그리는 ‘화가 AI’인 ‘달리’를 공개했다. 동물 및 사물을 의인화하는가 하면 다양한 질감으로 주어진 상황을 표현해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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