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박원순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이날 오전 10시경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의 사과는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는 사과였다"며 "저의 피해사실을 왜곡하고 상처준 정당(더불어민주당)에서 시장 선출됐을 때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를 꺾고 범여권 단일후보로 결정된 직후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시간은 김진애 후보와의 시간이니 여기서 종료하자"고 말하며 즉답을 거부했다.
박 후보는 재차 피해자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집에 가서 진지하게 생각한 뒤 오늘 밤에 페이스북에 (입장을) 올리겠다"고 답했다.
결국 기자회견이 끝난 후 약 10시간이 지난 오후 9시경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박 전 시장 피해자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참 힘든 하루였을 거라 생각한다"며 "얼마나 생각이 많으셨겠느냐.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회견에 제 이름이 언급됐다. 맞다. 제가 후보"라며 "제가 진심으로 또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 지난 이야기도, 앞으로의 이야기도 모두 제게 달라"고 적었다.
박원순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기자회견에서 "지금 (박영선)선거 캠프에는 저에게 상처 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주도한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을 지칭한 것이다.
그러나 박영선 후보는 사과문에서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고 언급했다. 이들의 캠프 퇴출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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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박원순 전 시장 피해자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참 힘든 하루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얼마나 생각이 많으셨겠습니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합니다.
회견에 제 이름이 언급되었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후보입니다.
제가 진심으로 또 사과 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습니다.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주십시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지난 이야기도, 앞으로의 이야기도 모두 제게 주십시오.
부족함이 많지만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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