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몰아친 지난 1월 갓 태어난 신생아를 창 밖에 던져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범행을 시인했다. 경제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남자친구가 출산한 사실을 알게 되면 헤어지자고 할까봐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영아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9·여)에 대한 재판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6단독(판사 권기백) 심리로 열렸다. A씨는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연하의 남자친구 B씨(24)와 교제하던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혼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게 되면 부모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해 임신 사실을 숨겼다. 게다가 이 사실이 알려지면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할까 두려워 산부인과 진료도 받지 않았다.
A씨는 올해 1월16일 오전 6시쯤 경기 고양시 덕이동의 자택 화장실에서 아기를 출산했다. A씨는 출산 후 아기를 화장실 창문 밖으로 던졌다. 아기는 7시간 뒤인 같은날 오후 1시쯤 숨진 상태로 인근 지역 주민에게 발견됐다. 발견 당시 아기는 건물과 건물 사이에 떨어진 채 알몸상태로 꽁꽁 얼어있었다. 탯줄도 그대로 붙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날씨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을 정도로 추웠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아가의 사인은 두개골 골절과 전신 다발성 손상으로 드러났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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