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 설계자' 홍장표 전 경제수석, 차기 KDI 원장 유력

입력 2021-03-18 17:35   수정 2021-03-18 17:59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경제수석이자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설계한 홍장표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차기 원장으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홍 교수는 17일까지 진행된 KDI 원장 공모에 지원했다. KDI는 현 최정표 원장의 임기가 오는 29일 끝난다.

홍 교수 외 다른 지원자도 있지만, 정부부처 안팎에서는 홍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틀을 만든 사람이라는 점, 현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함께한 인사를 반복해서 기용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홍 교수 임명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현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냈다. 지난 4일 임명된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도 현 정부 인수위원회(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참여한 이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까지 역임했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도 인수위원회 참여 멤버다.

홍 교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임금주도성장' 이론을 한국식으로 변형시켜 소득주도성장 이론을 만든 것으로 잘 알려졌다. 소득주도성장은 임금 인상 등을 통해 가계소득을 높이면 내수가 살아나고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이론을 현 정부 핵심 정책으로 채택했고, 홍 교수는 경제수석으로써 소득주도성장 실행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분배와 고용이 악화되자 2018년 6월 경제수석 자리에서 물러났다. 청와대는 3개월 뒤 홍 교수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으로 재기용했다. 홍 교수는 지난해 12월까지 위원장을 지냈다. 홍 교수가 KDI 원장 자리에 오르면 분배 강화 등 기존에 역점을 뒀던 분야의 연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오는 25일 차기 원장 후보군을 3명으로 추린 뒤, 면접을 거쳐 이달 말 선정할 예정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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