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갈 때마다 1인당 21만8000원 썼다

입력 2021-03-18 17:15   수정 2021-03-26 18:23

국내 골퍼들은 지난해 골프장에 갈 때마다 1인당 평균 21만8000원(캐디피 제외)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카드결제 시장 점유율 20.18%(가입자 2050만 명)인 KB국민카드에 의뢰해 전국 골프장 결제 내역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다. 현금으로 내는 13만원가량의 캐디피를 고려하면 골프를 즐기기 위해 한 팀당 100만원은 가져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코로나 호황에 총결제액 19% 증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로 나가는 길이 막히면서 불어온 국내 골프장 호황은 골퍼들의 소비 패턴에 그대로 반영됐다. 골퍼 한 명이 골프장에서 결제한 횟수는 2018년 4.6건에서 지난해 5.4건으로 늘어났다. 2년 만에 17.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의 1인당 평균 결제 금액은 20만8000원에서 21만8000원으로 4.2% 늘었다. 골퍼들이 자주 골프장을 찾고 객단가도 높아짐에 따라 골프장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이윤수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본부 팀장은 “지난해 골프장으로 등록된 전국 가맹점에서 나온 매출이 전년보다 19% 늘었다”며 “수요가 몰리면서 그린피 등이 오른 영향이 매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주말 골퍼들은 평일 골퍼보다 5만원가량 더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건당 20만2675원인 평일 결제금액이 주말에는 25만941원으로 5만원 가까이 늘어났다. 법인카드 사용 비중이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2018년 전체 결제 건수 가운데 36.7%를 기록한 법인카드 비중은 2020년 38.1%로 늘어났다. 한 경기도 골프장 사장은 “골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법인 고객 비중이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19로 실내 행사가 막히면서 실외인 골프장에서 행사를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법인카드 사용 증가의 요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족 주류 차지한 40~50대
골프장을 이용한 개인 고객 가운데 남성은 68.1%, 여성은 31.9%였다. 연령대별로는 40~50대가 가장 골프를 많이 즐기는 세대로 나타났다. 50대가 전체 골퍼 가운데 32.3%를 차지했고 40대가 30.8%로 2위에 올랐다. 60대 이상(16.0%), 30대(14.6%), 20대 이하(6.2%) 등이 뒤를 이었다.

이 팀장은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아 경제적 여유가 있는 40~50대가 골프 인구의 60%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며 “직장을 은퇴한 뒤 급격히 골프장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골프장 소비자들의 구성도 활발하게 순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2년 연속 골프장에서 결제를 한 사람(유지 회원)은 전체 고객의 40%에 불과했다. 2019년에는 골프를 쳤으나 2020년 골프장에서 결제하지 않은 사람(이탈 회원)은 31%였고, 2020년 들어 처음으로 골프장 결제를 한 사람(신규 회원)은 29%였다.

이 팀장은 “골프에 흥미를 느껴 입문한 20~30대의 진입과 이탈이 가장 활발하다”며 “이들을 공략하는 중고 클럽 중개 등의 사업이 유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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