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인천서도 투기 의혹 전방위 확산…특수본, 公기관 직원 등 198명 내사 중

입력 2021-03-18 17:31   수정 2021-03-19 00:47

경기 광명·시흥에서 시작된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기 용인시 공무원 3명이 투기 의혹에 연루된 데 이어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에서는 투기 의심자 일부가 경찰에 입건됐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18일 “시청과 용인도시공사 직원 4817명의 토지거래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행정구역 내 토지를 거래한 공무원 6명을 발견했다”며 “이 중 투기가 의심되는 3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시 조사에 따르면 이들 6명은 2014년 3월부터 사업 주민공람일인 2019년 3월 사이 해당 사업과 관련한 원삼면 독성리와 죽능리 일대 토지를 매입했다. 이 중 3명은 관련 사업부서에서 근무했거나 토지 취득 경위가 분명하지 않았다. 나머지 1명은 공무원 임용 전 토지를 취득했고, 2명은 실거주 명목 등으로 구매해 투기의심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처인구 원삼면 일원 416만㎡에 사업비 1조7903억원을 들여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인천에서는 인천 계양 신도시 땅을 산 거래자 일부가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다. 이들은 2015년 이후 계양 신도시 땅을 매입했고, 허위로 농지취득 자격을 증명해 농지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17일과 이날 영천시의원 A씨와 고령군의원 B씨 등 2명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A씨는 2014∼2019년 배우자와 함께 대단위 아파트 건립 등이 예정된 영천시 완산동 등의 토지를 수차례 사고팔아 수억원가량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가족이 지난해 말 수억원을 들여 신도시 개발사업 대상지 땅을 미리 구입했다가 되판 정황이 포착됐다.

부산시와 시의회는 이날 부산 선출직·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비리를 조사하는 특별기구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조사 대상 지역에는 가덕도 신공항 부지 주변인 강서구 가덕도·대저동과 기장군 일광신도시, 해운대 엘시티 등이 포함됐다. 조사 시기는 최근 10년 이내 부동산 거래로 정했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는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17일 기준 198명(37건)을 내사·수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첩보 수집 24건, 고발 9건, 수사 의뢰 4건이다. 37건 중 3기 신도시와 관련한 의혹은 16건이다. 198명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 직원, 공무원, 민간인 등이 포함됐다.

특수본은 앞으로 추가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를 통해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별검사 도입에 대해 “특검보다 국수본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첫 의혹이 제기된 지 2주 후에 뒤늦게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지적에는 “절차를 따르지 않으면 인권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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