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Z홀딩스였다. 미국 기업을 제치고 일본 기업이 서학개미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서학개미들은 이달에만 Z홀딩스 주식 2억135만달러(약 226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오랜 기간 1위 자리를 지켜온 테슬라(1억5835만달러)와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1억3377만달러)를 제쳤다.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이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인 쿠팡이 미 본토에서 한때 100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자 관련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쿠팡이 이 정도면 다른 기업 주가는 싸도 너무 싼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국내 투자자는 지난 11일 상장 이후 쿠팡 주식 6875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Z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합작법인(JV) A홀딩스의 자회사다. 네이버 라인과 야후 재팬이 합쳐져 일본 최대 플랫폼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통합 Z홀딩스는 향후 5년간 5000억엔(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해 5000명가량의 인공지능(AI) 엔지니어를 확보할 계획이다. 3억 명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2023년까지 매출 2조엔(약 21조2000억원), 영업이익 2250억엔(약 2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서학개미들은 매수로 답했다. 투자자 사이에선 “국내로 치면 네이버와 카카오톡이 합쳐진 것과 같다”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실제 Z홀딩스는 e커머스 분야에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기술을 일본에 그대로 적용해 온라인 쇼핑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선물하기’ 서비스 등으로 수익을 내는 것처럼 라인도 ‘라인 기프트’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함께 발표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일본 소매시장의 e커머스 침투율은 13%대에 불과하다”며 “성장성이 높은 시장인 만큼 Z홀딩스가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수익을 분배받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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